文대통령 오늘 '공식일정' 없는 까닭… "국회 존중 차원"

입력 2017-09-01 10:08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 핵심정책토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공식 일정' 없이 하루를 보낸다. 전날까지 정부 부처 업무보고와 세종시 공무원 간담회 등 바쁜 공개 일정을 소화한 문 대통령은 연일 뉴스의 중심에 있었다. 업무보고에서 나온 대통령 발언은 굵직한 정책 방향을 밝힌 것이기에 늘 신문의 주요 지면을 차지했다. 

그러나 1일은 언론에 공개되는 일정이 없어 뉴스가 될 만한 '대통령의 말'도 없다. 청와대는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대통령 일정이 없는 이유는 정기국회 개원일이기 때문"이라며 "대통령 일정을 기획하는 회의에서 꽤 오래 전에 정기국회 개원일에는 일정을 잡지 않는 게 좋겠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국회의장과 국회 일정을 존중하는 차원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정기국회가 개원하는 날에는 뉴스의 중심, 여론의 관심이 국회여야 한다는 뜻에서 문 대통령은 언론에 얼굴을 보이지 않기로 한 것이다. 청와대 측은 "오늘은 김정숙 여사의 비공개 일정만 있다. 제17회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대회 국외 참가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한다"고 말했다.

또 청와대 직원 오리엔테이션도 잡혀 있다. 비서실 직원 500여명이 국정과제 등을 공유하고 공직기강 당부사항 등을 교육받는다. 그리고 '청와대 관람'이 진행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직원 중 사무실에서만 근무하느라 본관, 영빈관에 가보지 못한 사람이 태반"이라며 "청와대 경내를 둘러보고 비서실장과 샌드위치 간담회를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국회는 오후 2시 개회식을 갖고 100일간의 정기국회에 돌입한다. 문재인정부에서 첫 번째, 제20대 국회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정기국회다. 공수가 바뀐 여야가 입법·예산안을 놓고 치열하게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섭단체 대표연설(9월 4∼7일), 대정부 질문(9월 11∼14일), 국정감사(10월 12∼31일) 등으로 이어진다. 국정감사를 전후로 법안 심사를 위한 상임위원회 활동도 열린다. 이어 12월 1일(금)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의결을 한 뒤 12월 8일 종료된다. 

더불어민주당은 100대 국정과제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개혁 입법, 민생 예산 관철을 목표로 내세웠다. 대정부 질문, 국감 등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적폐를 지적해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야당은 최근 발표된 정부 예산안을 '복지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칼질'을 벼르고 있다. 외교·안보 정책, 신고리 5·6호기 일시중단 등 탈원전 정책, 방송 장악, '살충제 계란' 파동 부실 대응, 인사논란 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계획이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