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상태에 화가 난다” 손흥민·신태용 불만 폭발 (영상)

입력 2017-09-01 06:26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잔디 상태에 화가 난다”

손흥민이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9차전에서 풀타임을 뛰었지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경기는 한국과 이란 모두 골문을 흔들지 못하고 0-0, 무승부로 끝났다. 경기 직후 손손흥민은 “핑계로 들릴 수 있지만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이란이 뒤로 물러나 선수들끼리 연계 플레이를 하려고 했지만 잔디 상태가 심각하게 안 좋아 마음대로 드리블 할 수 없었다”며 “나 혼자 드리블로 11명을 제칠수 없다. 선수들끼리 세밀하게 만들어 골을 노렸어야 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또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잔디 상태에 화가 난다”며 “지난 29일 공식 훈련을 할 때부터 화가 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매번 이런 잔디에서 좋은 결과를 바라는 건 욕심”이라고 한 손흥민은 “축구하는 사람은 알겠지만 경기장 상태는 선수들에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유표 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손흥민은 “경기장 밖에서 봤을 대 어떤지 모르겠지만 경기장 안의 선수들은지지 않고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왓다”며 “선수들의 의지와 태도는 좋았다”고 평가했다.

신태용 축구대표님 감독도 “개인적으로 잔디가 선수들을 힘들게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잔디에 밀려 중심이 무너지고, 많이 넘어져 볼 콘트롤이 안 됐던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날 경기는 불량 잔디로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선수들이 움직일 때마다 이곳저곳이 파여 순식간에 논두렁처럼 변했고 선수들은 쉽게 미끄러졌다.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은 이날 경기를 위해 19일부터 21일까지 7000만원을 들여 경기장 잔디 4분의 1가량을 교체했다. 하지만 무더위와 폭우에 잔디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해 효과를 보지 못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측은 월드컵경기장의 잔디가 추운 지방에서 잘 자라는 종류다보니 무더위가 이어지는 여름에 취약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7월과 8월 장마철에 고온다습한 날씨에선 잔디가 생장을 일시적으로 멈춘다는 것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