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저자 극형 처한다고 위협한 책, 표지 상태가…

입력 2017-08-31 20:13
북한의 국장과 책의 표지를 비교한 사진.

북한이 국내 일부 언론에서 북한 사회의 내부실상을 담은 책을 소개한 일을 문제 삼아 글을 쓴 기자와 해당 언론사의 대표를 ‘극형’에 처한다고 위협했다.  

31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중앙재판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신간 ‘조선자본주의공화국’이 우리의 현실을 악랄하게 헐뜯고 왜곡 날조한 궤변들로 꾸며져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국내 언론이 북한의 국장과 국호를 패러디한 그림이 그려진 이 책의 표지사진을 지면에 실은 일을 두고 “치 떨리는 악행”이라며 “우리 공화국의 신성한 존엄의 상징인 국장과 국호까지 중상모독한 것을 천추에 용납 못 할 특대형 반국가 범죄”라고 위협했다.   

북한이 문제를 제기한 이 책은 로이터통신의 서울 주재 특파원 제임스 피어슨과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으로 근무했던 대니얼 튜더가 공동 집필한 책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북한 사회의 실상이 담겼다. 책의 표지에는 북한을 상징하는 국장의 ‘붉은 별’이 ‘달러 문양($)’으로 바뀌어 그려져 있다. 또 북한의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도 ‘조선자본주의공화국’으로 대체됐다.
책의 공동 저자 중 한명이 다니엘 튜더.

북한은 국내 언론 중 2곳의 일간지 대표와 작성 기자 2명의 실명을 거론하며 “공화국 형법에 따라 극형에 처한다는 것을 선고한다”며 “범죄자들은 판결에 대해 상소할 수 없고 형은 대상이 확인되는 데 따라 임의의 시각에 임의의 장소에서 추가적인 절차 없이 즉시 집행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우리 정부에 대한 경고도 이어나갔다. 북한은 “우리 공화국의 존엄을 중상모독한 범죄자들을 지체 없이 조사하고 징벌하지 않는다면 그 공범자로 낙인하게 될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의 태도를 예리하게 주시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우리 언론 보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2012년 6월에는 소년단 66주년 경축행사 보도 논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일부 국내 언론사에 인민군 총참모부의 ‘공개통첩장’을 보내기도 했다. ‘보복 성전’을 언급했다. 1997년에는 “북한 관료사회의 부정부패를 담은 드라마를 방영했다”며 “해당 방송사를 폭파하고 작가들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북한이 문제를 제기한 신간 '조선자본주의공화국' 표지.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