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후 15년간 복통 시달린 여성… 뱃속에 거즈

입력 2017-08-31 14:05

40대 여성의 몸 속에서 의료용 거즈 덩어리와 플라스틱 밴드가 발견됐다. 영문도 모른 채 15년간 복통을 호소하며 지낸 이 여성은 그간 제왕절개 출산 외에는 개복수술을 한 적이 없다며 당시 산부인과 병원의 책임을 주장했다. 즉 제왕절개 수술을 할 때 의사가 의료용품을 뱃속에 그대로 둔 채 수술을 마쳤다는 것이다.

김모(44·여)씨는 지난 6월 경기도 군포의 한 병원에서 육아종이 의심된다는 얘기에 개복수술을 받았다. 실제 그의 몸에는 육아종이 있었다. 하지만 이와 함께 43㎝ 길이의 의료용 거즈 덩어리, 10㎝ 정도의 플라스틱 밴드가 함께 발견됐다. 거즈는 오랜 시간 뱃속에 있으면서 간과 대장 일부에 영겨붙어 있었다. 이 때문에 김씨는 거즈를 제거하기 위해 장기 일부를 함께 잘라내야 했다.

김씨는 2002년 제왕절개 수술을 받은 후로는 개복수술을 한 적이 없다며 당시 수술을 받았던 경기 수원의 산부인과 병원을 상대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김씨는 “2002년 9월 제왕절개술로 셋째를 출산한 뒤 원인 모를 복통에 계속 시달렸다”며 “여러 병원을 다니며 엑스레이와 CT 촬영 등 다양한 검사를 받았지만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거즈 제거 수술 후로는 복통이 사라졌다”는 김씨는 “제왕절개 수술 당시 거즈 등이 뱃속에 들어간 게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김씨와 가족들은 수원의 산부인과병원 앞에서 피해보상과 사과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병원 측은 의료사고분쟁조정원 등을 통해 김씨와 보상금 액수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관계자는 “피해자의 요청으로 합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액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