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 그럼요. 소문이 아닌데…."
31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국정원 적폐청산TF 간사 김병기 의원은 "내부에서의 패악질에 가까운 인사 때문에 많은 직원들이 고통을 받았다"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 부부가 박찬주 전 대장 부부보다 더한 '갑질'을 했다고 폭로했다.
전날 징역 4년이 선고된 원 전 원장을 언급한 김 의원은 "드러나지 않은 내부 적폐도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얼마 전 국제 비영리기구에 실린 보고서를 보면 '국정원 직원들이 원세훈 원장 재임 당시에 자살을 했다'는 얘기가 실렸다"고 밝혔다. "5명 이내"의 직원들이 "갑질로 인해서, 혹은 그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원인으로 발병해서" 숨진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머뭇거리며 "당시의 (국정원) 직원들이 박찬주 전 대장 부부의 갑질 파문을 보면서 '원 전 원장 부부에 비하면 그건 경미한 수준인데…'라고 얘기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발언에 놀란 진행자는 "원세훈 원장의 부인 혹은 그 부부의 갑질은 그보다 더 했다는 소문이 막 내부에서 돌아요?"라고 물었고, 김 의원은 "아유, 그럼요. 소문이 아닌데…"라고 답했다.
이내 김병기 의원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부부의 갑질을 네 가지 예시를 들며 설명했다.
① 냉장고에 자물쇠
공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어느 날 부부가 쓰는 냉장고에서 물을 마셨다. 그러자 그 냉장고에 자물쇠를 채웠다.
② "공사 잘못하면 잘라버릴 거야"
원 전 원장의 부인이 보수 공사를 하는 직원에게 "이번에도 공사 잘못하면 남편한테 얘기해서 인사 조치 시키겠다. 잘라버릴 거야"라고 말했다.
③ "텃밭도 잘 가꿔라"
원세훈 전 국정원장 부부가 국정원 직원들에게 텃밭을 가꾸라고 지시했다. 텃밭까지 가꾸며 스트레스를 받는 정예요원들을 보며 "고급 간부"가 직접 호미를 들기도 했다.
④ 반려견 사랑
원 전 원장 부부는 개를 무척 사랑한다. 하지만 강아지 관리도 직원들에게 맡겨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전언이 있다. 경내가 넓다 보니 개가 도망가면 직원들이 일하다 말고 개를 찾으러 갔다.
이런 내부 소식들을 접하게 된 계기에 대해 김 의원은 "원세훈 원장 재임 시절에 국정원에 있었다. 근무는 했지만 거의 업무에서 배제됐었고 이런 얘기들은 내부 직원들을 통해서 접수했다"고 말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