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안부두에서 뱃길로 4시간 서북으로 가면 백령도가 나온다. 분단의 아픔과 실향민들의 애환이 서려 있는 이곳은 북한 장산곶과는 불과 15㎞ 거리에 위치해 있다.
한국전쟁 당시 정착한 실향민을 주축으로 오늘날 백령도의 인구는 약 5천명에 달한다. 서해 5도 지원 특별법이 시행에도 불구하고 섬 지역 생활환경은 여전히 개선해야 할 점들이 많다.
특히 주민 건강 관리에 직결된 의료서비스 분야는 취약하다. 신축 병원이 들어섰지만 의료진이 부족한 탓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으려면 결국 육지로 나가야 하는 실정이다.
교정치료와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교정치료를 위해선 교정분석 진단과 이에 맞는 치료를 진행할 수 있는 치과전문의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백령도를 비롯해 서해 5도에서 이러한 교정전문의를 찾기가 쉽지 않다. 또 한 달에 한번 이상 치과를 방문해야 하는 브라켓 교정치료를 위해 육지로 가는 것도 현실적인 계산이 안 선다.
백령도에는 현재 초·중·고교가 모두 있고 재학생 수는 약 251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학생 대부분은 열악한 여건 속에 치아 교정치료와 같은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최근 옹진군과 시스루테크㈜, 보스톤클래식치과는 30일, 서해 5도 학생들을 위해 무상으로 환자 맞춤형 차세대 교정 장치인 ‘시스루얼라이너’를 공급하기로 하는 MOU를 체결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교정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시스루얼라이너는 국내외 유명 치과들이 사용하는 투명한 교정 장치로 기술적 발전을 통해 기존 투명교정의 한계를 극복하고 모든 치아 케이스에 적용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협약을 통해 시스루테크 측은 백령도에서 보내준 환자 정보를 토대로 진단 및 맞춤형 교정장치를 제작해 백령도로 전달할 계획이다. 이에 백령도의 환자들은 주기적으로 장치만 바꿔 장착함으로써 교정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시스루테크 홍경재 대표(보스톤 클래식치과 원장)는 “4차산업의 발달로 많은 변화가 있겠지만 서해 5도에서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며 “백령도를 기점으로 대청도, 연평도 등 다른 섬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스루테크는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병, 의원에 교정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에 맞는 환자 맞춤형 투명교정 장치를 3D 프린터를 이용해 제작, 공급하는 유망 벤처기업이다.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들을 위해 선진 의료 기술과 서비스를 지속적인 제공할 방침이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