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홍수에 '인간사슬' 만들어 노인 구한 휴스턴 시민들

입력 2017-08-31 09:33 수정 2017-08-31 09:36

허리케인 '하비'가 몰고 온 폭우로 재앙에 가까운 홍수가 발생한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시민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인간사슬'을 만들어 물 속에 고립된 노인을 구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영국 BBC는 30일(현지시간) 폭우로 강물이 범람해 도심까지 물이 차오른 상황에서 물에 잠긴 SUV 차량에 갇혀 있던 노인을 시민들이 서로 손을 잡고 인간띠를 만들어 구해내는 장면을 영상과 함께 보도했다.

당시 근처에서 차를 운전하고 있던 스테파니 마타가 이 영상을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마타는 침수된 도로를 피해 힘겹게 운전하다 행인들이 홍수로 차 안에 갇혀버린 노인을 구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 사람들은 일면식도 없는 노인을 구하려고 목숨을 걸고 인간띠를 만들고 있었다.

차량 위로 올라가 차문을 여는 시민들.

노인의 차는 매우 빠른 속도로 침수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인간사슬을 만들어 노인의 차에 접근한 사람들은 차 위로 올라가 차문을 열고 그가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왔다. 이들의 노력으로 노인은 무사히 구출됐다. 마타는 "사람들에겐 노인을 구할 수 있는 로프가 없었다. 그들은 서로를 붙잡고 지탱해 인간띠를 만들었다"며 "어떻게 해야 텍사스 주민들이 '하나'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이 구출된 후 찍힌 SUV 차량의 모습. 사진=스테파니 마타

행인들은 노인을 구한 뒤 그가 안정을 찾을 때까지 곁에 머물렀다. 그러다 근처에 있던 경찰에게 노인을 데려가 몸에 문제가 생기진 않았는지를 살폈다. 마타는 "구출된 이 노인이 이후 어떻게 됐는지 꼭 알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한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로 휴스턴 일대에는 재앙에 가까운 대홍수가 났다. 미국 역사상 최대 강수량이 쏟아져 휴스턴 대부분이 물에 잠겼고 3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하비'를 미국 본토에 상륙한 허리케인 가운데 12년 만에 가장 강력한 위력을 가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