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권도훈 교수(가운데)가 감마나이프 시술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뇌종양이나 혈관기형 등 뇌 속에 질병을 가진 환자들에게 칼을 대지 않는 방사선수술로 1만 명을 치료하는 대기록이 달성되었다.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수술센터(소장 노성우·신경외과 교수)는 1990년부터 최근까지 17년여 동안 뇌종양, 뇌혈관기형, 기능성 뇌질환 등 각종 뇌질환자 치료를 위해 감마나이프 9000여건,사이버나이프 1800여건 등 방사선수술을 1만800건이나 시술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31일 밝혔다.
세계적으로 뇌질환 치료를 위해 방사선 수술을 1만 건 이상 시행한 병원은 10여곳에 불과하다. 그만큼 서울아산병원이 세계에서 이 분야 선두주자 반열에 올라섰다는 의미다.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수술센터에서는 감마나이프와 사이버나이프 수술 장비를 이용해 뇌종양, 뇌혈관 기형 등 뇌질환 환자들의 개별 상태에 따라 머리를 절개하지 않고 수술 후 감염, 출혈 등의 합병증 발생을 최소화하는 ‘무혈(無血) 방사선 수술’을 하고 있다.
감마나이프 수술은 방사선의 일종인 감마선을 뇌종양 부위에 정확히 조사해 종양이나 혈관기형 등을 치료하는 방법이며, 사이버나이프는 종양의 위치를 영상유도 기술로 추적해가며 움직이는 로봇팔을 통해 방사선을 조사함으로써 치료하는 첨단 방사선수술법이다.
감마나이프 수술을 받은 환자 8936명을 분석해보면 ▲전이성 뇌종양 등 악성 뇌종양 환자가 3,804명으로 42.6%를 차지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치료 성공률 측면에서도 약 90% 성공적인 효과를 보였다.
이어 ▲뇌수막종, 청신경종양 등 양성 뇌종양 환자가 2,978명(33.3%)을 차지했으며, 약 93%의 치료 성공률로 여러 질환 중 가장 높은 완치율을 보였다. ▲뇌동맥정맥기형 등 뇌혈관 질환이 1,786명(20%), ▲삼차신경통 및 간질 등이 368명(4.1%)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1990년 아시아 최초 감마나이프 도입 후 2012년 7월 6000례 돌파에 이어 5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또 다시 약 3000례를 시행, 감마나이프 시술만 9000건을 넘어섰고 같은 기간 사이버나이프 수술 1800건을 시행, 총 방사선수술 건수 1만건 돌파란 대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또한 사이버나이프 수술을 받은 환자 1,064명을 분석해 보면 △전이성 뇌종양 환자가 425명(40%), △뇌수막종, 뇌하수체선종, 청신경종양 등 양성 뇌종양 환자가 639명(60%)을 차지했다.
사이버나이프 수술 성적도 전이성 뇌종양에서는 치료 성공률이 90%, 양성 뇌종양은 95%로 성공적인 치료 결과를 보였다.
사이버나이프 방사선수술은 환자의 움직임이나 호흡 등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종양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종양에만 방사선을 조사하기 때문에 뇌나 두경부 외에도 흉부, 복부, 척추 등 전신에 적용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에서도 사이버나이프 방사선수술은 뇌종양 치료 외에도 척추, 폐, 전립선 등 전신의 종양 수술에 이용되어 전체 사이버나이프 수술 시행 건수는 1800례에 달한다.
감마나이프와 사이버나이프 두 수술 모두에서 전이성 뇌종양이 가장 많이 차지했는데, 이는 전이성 뇌종양에서 최상의 치료효과를 얻기 위해 신경외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여러 진료과 간의 유기적인 협진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수술센터에서는 별도의 병실 대기나 숙박이 필요 없는 당일수술 시스템을 바탕으로 환자에게 신속하고 편안한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노성우 서울아산병원 방사선수술센터 소장은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27년간의 풍부한 방사선수술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전이성 뇌종양, 뇌혈관 기형, 양성 및 악성 뇌종양과 더불어 기능성 뇌질환 환자들의 치료에까지 그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