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와 KBS 노조가 공정보도를 요구하며 9월부터 파업에 돌입하기로 확정했다. 양대 공영방송이 동시에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2012년 이후 5년 만이다.
전국언론노조MBC본부는 29일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전체 조합원 1758명 중 1682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1568명(93.2%)의 찬성표를 던져 총파업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역대 최고 찬성률이다. MBC 노조는 9월 4일부터 파업에 들어간다. KBS의 양대 노조도 파업에 돌입키로 했다. 전국언론노조KBS본부는 MBC와 같은 날에, KBS노동조합(1노조)은 사흘 뒤인 7일에 동참한다.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을 연출 중인 김태호 PD는 30일 김장겸 MBC 사장 등을 공개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파업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이 성명은 지난 6월 MBC 예능PD들이 낸 성명과 같은 내용이다. 김 PD는 “웃기기 힘들다”며 “사람들 웃기는 방송을 만들려고 예능PD가 되었는데 그거 만들라고 뽑아놓은 회사가 정작 웃기는 짓은 다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장 웃기는 건, 이 모든 일에 앞장섰던 김장겸이 아직도 사장이라는 사실”이라며 “이제 그만 웃기고 회사를 뜨라”고 비판했다. MBC 보직 간부 57명 또한 이날 보직 사퇴를 선언한 뒤 파업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MBC는 이미 이달 초 기자·PD·아나운서 들이 제작거부에 들어가면서 일부 프로그램이 결방 중이다. 총파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뉴스부터 예능, 교양 등 주요 프로그램이 결방될 것으로 전망된다. MBC 라디오 FM4U는 28일부터 라디오 PD들의 제작거부로 이틀째 모든 프로그램이 방송되지 못하고 있다. 표준FM 또한 오전 6시~오후 8시를 뺀 나머지 시간대 프로그램이 음악 특집 프로그램으로 대체되고 있다.
KBS도 비슷한 상황이다. KBS PD협회는 이날 제작 중단에 합류했다. 앞서 KBS 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은 28일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무기한 제작 중단에 돌입했다. 서울지역 기자 295명은 같은 날 0시부터 업무에서 손을 뗐다. 29일부터는 서울 외 지역 기자들도 제작 중단에 동참하며, 제작 일정 등으로 인해 30일 합류하는 기자들까지 포함하면 참여 기자는 470여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