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北 미사일 발사, 다 들여다보고 있었다"

입력 2017-08-30 14:54

"文대통령, 미사일 29분 날아갈 동안에만 4차례 보고 받아… 생중계하듯 파악" 

북한이 일본 상공을 지나도록 화성-12형을 발사할 당시 한·미·일 정부는 “북한을 다 들여다보며 모든 대책을 사전에 준비해뒀다”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30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3국 정상 간의 전화통화 여부가 공조 측정의 척도로 여겨지고 있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면서 다 공개할 수 없는 ‘긴밀한 공조’가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미·일 3국이) 정말 모든 순간, 거의 모든 것을 공유하고 있다. 북한 미사일 발사가 새벽 5사57분에 이뤄졌지만 위기관리센터는 밤샘 대기 상태였다. 새벽 2시쯤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이뤄져 있었다”며 “3국이 긴밀히 공조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가안보실장과 1차장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위기관리센터에 도착해 있었다. 이는 발사 시점까지 예측하고 있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특히 대통령께서는 미사일이 날아가 떨어질 때까지 실시간 생중계하듯 다 보고를 받는다. 어제 미사일이 약 29분 날아가는 동안에도 4번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폭탄 투하 훈련 지시 등도 사전에 다 준비돼 있었던 것”이라며 “한·일, 특히 한·미는 거의 모든 대책을 함께 공유, 공조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통화는 아베 총리가 먼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저녁 통화하려 했는데, 양측 일정이 맞지 않아 30일 오전 9시30분에 통화했다. 약 25분간 대화가 이어졌다. 한·미 정상 통화도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대북 압력을 극한까지 높여 북한이 스스로 먼저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통화는 8월 25일 이후 닷새 만이었다. 문재인정부 들어 5번째 통화가 이뤄졌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한국과 일본이 북한발 위기에 유례 없는 공조를 이룬 점을 두 정상이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유례없이 신속하게 소집되고 첫날 의장성명을 채택한 것은 한·미·일의 긴밀한 공조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더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대북 대책이 담긴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을 추진할 것과 이 과정에서 한·미·일이 논의를 주도해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을 얻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자"는 데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 상공을 통과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도발을 넘어 이웃 국가에 대한 폭거"라면서 "한국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NSC 상임위를 즉각 소집해 강력 규탄했고 전투기 4대가 출격해 강력한 폭탄 8발을 투하하는 무력시위를 했다. 이는 역대 최고 강도의 대응이었다"고 아베 총리에 설명했다. 또 "북한 미사일 도발로 일본 국민이 느낄 불안과 위협에 깊은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앞으로도 즉각적으로 연락하며 공동 대응 방안 논의키로 했다. 9월 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나 추가 논의를 하기로 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