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학교라는데, 진짜예요?" 위험한 신상털기 또…

입력 2017-08-30 11:18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이거 ○○학교라는데, 진짜예요?" 29일 오후 1시 경남 지역의 한 '맘카페'에 이런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은 이날 오전 보도된 초등학교 여교사 성범죄 사건 기사를 복사한 내용뿐이었다. 이 글에는 학교명은 물론 교사 이름을 유추할 수 있는 댓글이 수십개 달렸다. 댓글 중에는 "교사 신상이 털렸으면 좋겠다"는 내용도 있었다.
 
30대 여교사가 초등학생 제자와 성관계를 해 구속된 이 사건을 둘러싸고 온라인에서 결국 '신상털기'가 시작됐다. 30일 인터넷에는 교명과 교사 이름 등 정확하지 않은 사건 정보를 퍼 나르는 네티즌이 부쩍 늘었다. 많은 경우 호기심에서 검색하다 마주친 정보를 옮기곤 했다. "아이 인생을 망친 여교사가 제대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교사 신상을 퍼 나르기도 했다. 이런 일은 피해 학생과 가족에게 '2차 피해'를 줄 수 있다. 이 사건과 무관한 이들이 난데없는 곤욕을 치르게 될 수도 있는 '위험한' 행동이 이날 오전 인터넷 공간을 가득 채웠다.

특히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 봤다"면서 한 여성의 얼굴사진을 공유하는 이들이 많았다. 더 많은 네티즌이 이 사진에 공감을 누르고, 공유하면서 '신상털기'에 참여했다. 수많은 댓글이 실시간으로 달리는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에도 오전 내내 인기 검색어 1위부터 9위까지 이 사건과 관련한 단어로 채워졌다.



주부들이 주로 모이는 인터넷 카페도 마찬가지였다. 경남 지역의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그 초등학교가 대체 어디냐" "학교가 어디인지 궁금하다" 등의 글이 이어졌다. "여교사 사진 벌써 다 떴다"며 신상털기를 부추기거나 "인터넷에 뜬 여교사 프로필 공유한다"며 적극 가담하는 이들도 보였다. "피해 학생의 2차 피해와 가해 교사 자녀들의 무고한 피해"를 경고하며 신상털기를 자제하자는 댓글도 있었지만, "○○학교가 맞다더라" "○○에 가면 여교사 얼굴 볼 수 있다" 등의 내용이 훨씬 많았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