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이 29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F-15K 전투기의 실무장 폭격훈련을 실시했다. “강력한 대북 응징 능력을 과시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서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규탄하는 대북성명에 그치지 않고 화력시위로 응답했다.
합동참모본부는 “공군이 오전 9시30분쯤 강원도 태백 필승사격장에서 북한 지휘부를 섬멸하는 공격편대군 실무장 폭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할 목적의 훈련이다. F-15K 전투기 4대는 MK-84 폭탄 8발을 투하해 표적에 정확히 명중시켰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북한은 오전 5시57분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발사체 1발을 동쪽으로 쐈다. 청와대는 이 발사체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으로 보고 있다. 발사체는 일본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 해상으로 떨어졌다. 비행거리는 2700㎞, 최대 고도는 550㎞로 분석됐다.
정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연이은 미사일 도발을 규탄했다.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신규 제재 결의 2371호를 채택해 엄중한 메시지를 발신했지만, 북한이 또 다시 도발한 점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지속하면 우리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성명으로 끝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강력한 대북 응징 능력을 과시하라”고 우리 군에 지시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공군의 F-15K 전투기 발진은 문 대통령 지시에 따른 실무장 폭격훈련이었다.
청와대는 오전 7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을 대단히 엄중하게 평가한다”는 결론을 냈다. 정 실장은 NSC 상임위 회의를 마친 뒤 허버트 맥마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한미 양국의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