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9일 오전 또 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일본 상공을 통과해 29분간 2700여km를 날아 북태평양 해상에 낙하했다. 한반도 유사시 증원병력이 출동할 주일미군 기지 타격과 '괌 포위사격'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미국의 군사적 대응을 촉발하지 않는 선에서 도발 수위를 조절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오전 5시57분쯤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불상의 탄도 미사일을 1발을 발사해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며 “비행거리는 2700여km이고 최대고도는 550여km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사흘전인 26일 오전 6시에도 강원도 깃대령 일대에서 김책남단 연안 동해상으로 불상의 단거리 발사체 수발을 발사한 바 있다. 군은 당시 “26일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는 한미 공동평가결과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일본 NHK는 북한이 29일 발사한 발사체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해상자위대 함대 사령관을 지낸 고다 요지(香田洋二) 전 해장(海將)은 NHK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이날 오전에 쏜 미사일이 3000㎞ 안팎을 비행한 것으로 보아 북한이 미국 괌 주변에 발사할 것이라고 예고했던 화성-12형일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일본 내 일부 지역에서 철도 노선 운행이 중지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NHK에 따르면 일본 당국이 북한에서 미사일이 발사됐다며 ‘전국순간경보시스템(J얼럿)’을 발령하자 도부 철도 측은 오전 6시2분부터 이세사키와 닛코 선 일부 구간에서 철도 운행을 중지시켰다. 철도는 50분이 지나서야 운행이 재개됐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