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그 많은 돈으로 뭘 했는지 의문” 軍 질타

입력 2017-08-28 17:47 수정 2017-08-28 18:33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북한이 비대칭전력을 고도화하는만큼 우리도 그에 맞게 대응해야 하는데 그 많은 돈을 갖고 뭘 했는지 근본적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이날 열린 국방부와 국가보훈처 핵심정책토의 자리에서 나온 문 대통령 발언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재래식 무기 대신 비대칭전력인 핵과 미사일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우리도 비대칭 대응전력을 갖춰야 하는데 그게 3축”이라고 말했다. ‘한국형 3축 체계’는 ‘킬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한국형 대량응징보복’(KMPR) 체계를 말한다. 

킬체인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 징후를 포착한 뒤 북한의 고정형 미사일 기지와 이동식 발사대를 미사일 발사 이전에 타격·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KAMD는 
킬체인 요격에도 살아남은 북한의 미사일을 우리나라가 피해를 입기 전 요격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인 방어체계다. KMPR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넘어 핵무기로 공격할 경우 우리 군이 가진 모든 타격 수단을 활용해 북한 지휘부를 소멸시키는 것을 목표로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남한 GDP(국내총생산)가 북한의 45배다. 절대 총액상으로 우리 국방력도 북한을 압도해야 하는데 실제 그런 자신감을 갖고 있느냐”며 “압도적 국방력으로 북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하지만 군은 늘 북한에 비해 우리 전력이 뒤떨어지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우리 독자적 작전능력에 대해서도 때가 이르고 충분치 않다고 하면 어떻게 군을 신뢰하겠는가”라고도 했다.

군이 전력 현대화 작업을 비롯해 인권 개선문제와 관련해 의지가 없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필요하면 군 인력구조를 전문화하는 등 개혁을 해야하는데 막대한 국방비를 투입하고도 우리가 북한 군사력을 감당하지 못해 오로지 연합방위능력에 의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전력 차원 뿐 아니라 군 병영문화 혁신을 위해 군 인권개선 및 병영문화 혁신특위, 군 옴부즈만 제도 등을 국가인권위에서 오랫동안 요구했음에도 군이 계속 거부해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광주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서는 “공군의 비행기 출격 대기나 광주 전일빌딩 헬기 총격 등을 조사할 예정인데 조사하다 보면 발표명령 규명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군 발표 내용을 믿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확실히 가부간 종결을 지어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군으로 만들라”고 말했다.

보훈처에 대해서는 보훈행사의 현장성과 국민참여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3·1절, 현충일, 8·15가 정부의 3대 보훈행사인데 어느덧 국민의 관심은 거의 없는 정부행사가 되버렸다”며 “아주 의례적이고 박제화된 기념식 대신 3·1절에는 아우내장터 등 역사적 현장에서 국민들도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현장성을 살려 재연하는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