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 할머니가 28일 오전 지병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향년 90세.
1927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난 하 할머니는 공장에 가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1944년 위안부로 끌려갔다. 해방 후에도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중국에서 지내왔다. 지난해 초 낙상사고로 중상을 입은 뒤 귀국해 국내에서 1년여 동안 치료를 받았다.
하 할머니는 중국에서 거주하던 2000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 전범 여성 국제법정'에 증인으로 참석해 위안부 피해를 증언했다. 당시 법정은 법적 구속력은 없었지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국제적으로 이슈화시켰고, 히로히토 일왕 등 일본 전범들을 기소해 유죄판결을 이끌어냈다.
하 할머니는 수요집회 등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하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 국내 생존자는 36명으로 줄었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올 들어 벌써 네 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을 떠나보내게 되어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여가부는 고 하상숙 할머니를 포함한 모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회복을 위해 기념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