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반찬 투정' 박용진 의원 글에 문 대통령이 건넨 '농담'

입력 2017-08-28 10:59

26일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정권교체 이후 처음으로 오찬 회동을 갖고 당정청 협력을 다짐했다. 박용진 의원은 오찬을 마치고 페이스북에 "청와대 밥은 부실해도 성공한 정부를 만들겠다는 당청 의지는 식탁 가득 넘쳐났다고…"라는 글을 올려 '반찬 투정'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박 의원은 "소박해도"라며 표현을 일부 변경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 "박용진 의원의 글은 역설적인 표현으로 여유 있게 봤으면 좋겠습니다"하고 전했다.


이날 오찬에는 고구마 밤죽, 삼색전(녹두, 애호박, 버섯), 곰탕, 과일이 나왔지만 박 의원은 반찬과 밥만이 담긴 사진을 올렸다. 박 의원이 올린 사진에는 김치, 깍두기, 시금치가 담겨 있었고 주메뉴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날 오찬에 참석한 전재수 의원이 차림표 사진을 올려 오찬 메뉴가 공개됐다. 그러자 박 의원의 게시글에는 "반찬 투정한다"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온라인상에서 진행된 논란을 지켜본 듯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직접 나서 해명했다. 그는 "청와대 점심 메뉴에 대한 박용진 의원의 글은 역설적인 표현으로 여유 있게 봤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의 청와대가 국민들이 위화감을 느낄만한 호사스러운 메뉴로 비난을 받은 사례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역대 청와대는 초청 인사들에게 소박한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라고 밝혔다. 

식사 자리가 대통령과의 대화와 함께 진행되다 보니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 때 부산 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 중 한 사람으로 초청받았다던 문 대통령은 "대통령 말씀이나 오가는 이야기를 듣느라 숟가락을 제대로 들지 못했던 기억이 있습니다"하고 전했다.

"그래서 과거 청와대 식사 자리에 초청받아 가면 나오는 길로 다들 청와대 주변 곰탕집이나 설렁탕집으로 몰려갔다는 우스개 이야기가 있었다"는 문 대통령은 "그래서 이번엔 아예 그런 일이 없도록 청와대가 곰탕을 내놓았다! 어떻습니까?"라며 농담을 건넸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