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에 여야가 보낸 메시지… ‘협치·공조·견제·촛불’ 동상이몽

입력 2017-08-27 17:14
안철수 국민의당 신임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머리를 쓸어 넘기고 있다. 뉴시스

원내 정당들은 안철수 국민의당 신임 대표의 당선을 축하하며 각각 다른 의미를 담아 ‘협력’을 주문했다. ‘협치’ ‘공조’ ‘견제’ ‘촛불’ 등 각각 다른 표현을 사용해 조금씩 다른 입장을 담았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27일 안 대표를 선출한 국민의당 전당대회 직후 서면 브리핑을 내고 “안 대표와 새로운 지도부 선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협치를 통한 감동의 정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 신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총 2만9095표(51.09%)를 얻어 당선됐다.

이에 대해 백 대변인은 “안 대표가 과반 이상의 득표로 선출된 것은 개혁을 바라는 국민과 당원들의 기대감 때문일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안 대표의 대선후보 시절 공약이 비슷한 부분이 많다. 적폐청산, 개혁입법을 추진할 때 초당적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나라다운 나라’를 원하는 국민의 요구에 협치를 통한 감동의 정치로 화답할 수 있길 바란다”며 “어느 때보다 책임감과 부담감이 큰 상황에서 안 대표를 비롯한 새 지도부가 오로지 국민만을 위하는 정치로 현명하게 헤쳐 나가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자유한국당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일단 축하의 뜻을 전한다”며 곧바로 ‘야권 공조’를 주문했다. 그는 “문재인정부가 오만한 인사를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의당이 보여준 자세, 처신 등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며 “이제라도 분명한 야당의 길을 걸을 것인지를 행동으로 보여 달라”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문재인정부의 독선, 독주를 견제하는 야권 공조를 굳건히 하길 기대한다”며 “당장 내일(28일) 있을 이유정(헌법재판관 후보자) 청문회나, 여권에서 31일 처리하겠다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표결 등과 관련해 야당의 모습을 분명히 보여주길 기대하고 요청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전지명 대변인은 상대적으로 축하에 비중을 실은 논평을 냈지만, 야당의 견제 역할에 대한 주문을 빼놓지 않았다.

전 대변인은 “국민의당 새 대표에 안 후보가 선출된 것을 축하한다. 장진영, 박주원 최고위원의 선출도 축하한다. 안 대표와 국민의당이 당명에 걸맞게 국민이 중심이 되는 정당으로 거듭나고 국민과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정당이 돼주길 바란다”며 “오랜 정치 부재로 많은 국민이 지쳤다. 정치 개혁, 정당정치 발전에 앞장서길 바라며 정부 여당을 견제할 수 있도록 정치력을 발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추혜선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먼저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의당은 최근 대선 제보조작 사건이 불거져 방향을 잃고 좌초할 위기에 휩싸였다. 안 대표가 지난 위기를 극복해 국민의당을 건강한 야당으로 다시 일으켜 세우는데 힘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추 대변인은 안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정국을 이끌었던 주역 중 하나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당이 불의한 정권을 몰아냈던 지난해 촛불혁명을 함께 이끈 주역 중 하나”라며 “야당이 바로 설 때 문재인정부 역시 중심을 잃지 않고 올바른 개혁을 추동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우리 정치지형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던 안 대표의 지난 모습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의 마음을 정치의 근본으로 삼으면 국민이 다시 한 번 손을 내밀 것이란 점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