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1·2·3위, 대통령과 야당 대표로… '5·9 판박이' 정치권

입력 2017-08-27 17:13

당내 강경한 반대를 무릅쓰고 전당대회에 출마한 안철수 후보가 27일 국민의당 대표로 선출됐다. 이로써 정치권은 5월 9일 대통령 선거 이후 3달여만에 지난 대선 판박이로 재편됐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5월 10일 대통령으로 당선된 데 이어 득표율 2위였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지난달 3일 제1야당의 당대표로 선출됐다. 그리고 이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제2야당의 당대표로 당선되면서 정치권의 형세는 지난 대선의 경쟁구도를 그대로 재연했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총 2만9095표를 얻어 나머지 3명의 당권 주자들을 누르고 당대표에 당선됐다. 총 51.09%를 득표해 과반의 지지를 얻어냈다. 온라인 투표에서 2만2490표(52.8%), ARS 투표에서 6605표(45.9%)를 득표했다. 이번 전대에서 선출된 신임 당대표는 대선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던 박지원 전 대표의 잔여임기인 2019년 11월까지 국민의당을 이끌게 된다.

국민의당은 당초 안 후보가 과반득표를 하지 못할 경우 28일부터 결선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를 가릴 방침이었다. 그러나 안 후보가 전당대회에서 결국 과반 득표에 성공하고 결선 투표 없이 당대표로 당선되면서 대선 이후 모든 원내 야당은 정상적인 새 지도부를 구성하게 됐다.

원내정당들은 안철수 후보의 당선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이제라도 분명한 야당의 길을 걸을 것인지를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밝혔다.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일단 축하의 뜻을 전한다”면서도 거듭 정부여당과 각을 세우는 야당의 모습을 요청했다.

바른정당도 축하논평을 냈다. 전지명 바른정당 대변인은 “국민의당 새 대표에 안철수 후보가 선출된 것을 축하한다”며 “안 신임대표가 정치개혁과 정당 정치발전에 앞장서주기를 바라며, 정부·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정치력을 발휘해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안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면서도 국민의당이 제보 조작 사건으로 위기를 맞았던 일을 지적했다.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먼저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최근 국민의당은 대선 제보 조작 사건이 불거지면서 방향을 잃고 좌초 위기에 휩싸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당은 불의한 정권을 몰아냈던 작년 촛불혁명을 함께 이끈 주역 중 하나”라며 “국민의당을 비롯한 야당들이 바로 설 때 문재인 정부 역시 중심을 잃지 않고 올바른 개혁을 추동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