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27일 임시 전당대회를 열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새 당대표로 선출했다. 하지만 전당대회는 대형 체육관이나 전시장이 아니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조촐하게 치러졌다. 당대표를 비롯해 최고위원, 전국여성위원장과 전국청년위원장 등 지도부를 선출한 제3당의 최대행사치곤 이례적이다.
지난 1월 15일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을 당대표를 선출했던 국민의당의 ‘1·15 전당대회’는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됐다. 홍보비 리베이트 파문의 여진이 가라앉지 않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당원 1만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지난해 2월 국민의당 창당행사는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렸다.
하지만 이번엔 기류가 달랐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도부에서 “‘체육관 전당대회’는 지양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구태의연한 정당 행사 이미지를 준다는 이유에서였다. 기상악화를 우려해 야외 행사장도 막판에 후보에서 탈락했다. 결국 400석 규모의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이 전당대회 장소로 낙점됐다. 이날 전당대회엔 대회의실을 비롯해 당원 15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두고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 이후 당세가 급격히 위축된 당의 현실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9대 대선 이후 110일이 지나도록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은 5% 안팎에 머물러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50% 안팎의 고공행진을 펼치는 것과 대조적이다. 지역기반인 호남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다른 야당의 전당대회 풍경이 달라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바른정당은 지난 6월 26일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전당대회 격인 당원대표자회의를 개최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7월 3일 전당대회 당시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후보들이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감자밭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며 ‘쇄신’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