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키 넘어 ‘전설의 복서’ 된 메이웨더 “이번엔 진짜 은퇴”

입력 2017-08-27 18:29
마지막 싸움을 마친 메이웨더.

지구에서 가장 강한 남자 자리를 놓고 다툰 ‘세기의 대결’에서 승리한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가 은퇴 의사를 재천명했다. 

메이웨더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최강자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와의 복싱 슈퍼웰터급(69.8㎏)경기에서 10라운드 TKO승을 거두고 거액의 상금을 거머쥐었다. 2000만 달러(한화 약 225억4000만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이로써 49전 49승이라는 메이웨더의 경이적인 기록은 1승을 늘려 50전 50승이 됐다. 이날 승리로 메이웨더는 ‘전설의 복서’ 로키 마르시아노의 49전 49승 기록도 넘어섰다. UFC 두 체급을 석권한 ‘타격가’ 맥그리거도 메이웨더의 ‘철벽방어’를 당해내지는 못했다. 

물론 메이웨더의 이번 승리를 공식 기록으로 인정하느냐를 두고 복싱계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전 헤비급 챔피언 레녹스 루이스(52·영국)는 “복서가 아닌 UFC선수와 싸운 메이웨더의 승리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메이웨더는 경기 후 “오늘 밤이 내 마지막 싸움이었다”며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맥그리거는 내 마지막 댄스의 상대로 적합했다”고 강조했다. 메이웨더는 선수 시절을 보내며 수차례 은퇴 선언과 복귀를 반복해왔다. 

그는 2015년 이번 경기와 마찬가지로 ‘세기의 대결’로 불렸던 8체급 복싱 챔피언 매니 파퀴아오(39·필리핀)와의 경기에서 48번째 승리를 거둔뒤 같은해 안드레 베르토(34·미국)전을 승리로 링을 떠난 바 있다. 그러나 천문학적인 대전료가 책정된 맥그리전이 성사되자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다시 링 위로 돌아왔다. 

쉽사리 말을 바꿨던 메이웨더의 전례에 비춰볼 때 ‘완전히 끝’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과 메이웨더의 나이가 만 40세로 노장이라 맥그리거 전이 실제로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메이웨더는 맥그리거를 맞아 초반부터 수비적인 전략을 펼쳤다. 특유의 방어 기술로 맥그리거의 힘을 뺀 뒤 중반 이후 공세를 밀어붙여 10라운드 TKO승을 이끌어냈다. 메이웨더는 “맥그리거는 예상외로 강했다”며 “종합격투기도 대단한 것 같다. 맥그리거의 모국인 아일랜드와 전 세계 모든 팬들께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맥그리거는 “메이웨더는 빠르고 힘이 있었다”며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펀치가 강해졌다”고 상대를 칭찬했다. 다만 그는 10라운드 TKO상황에 대해 “비록 다리가 풀렸지만 경기를 계속하길 원했다. 큰 충격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