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태국 방콕 대법원에서 열린 선거공판에 건강 상의 이유로 출석을 거부한 잉락 친나왓 전 총리가 두바이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5일(현지시간) 잉락 전 총리가 대표로 있는 프어타이당의 고위 관계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잉락 전 총리가 지난 23일 두바이에 가기 위해 태국을 떠났다고 밝혔다. 잉락 전 총리는 15세 아들과 함께 싱가포르로 넘어간 뒤 싱가포르에서 항공편으로 두바이에 갔다고 CNN은 설명했다.
잉락 전 총리의 오빠이자 태국 전 총리이기도 한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역시 부패혐의를 피하기 위해 망명을 신청, 두바이와 런던을 오가며 살고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무유기로 국가재정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 혐의로 재판 중인 잉락 전 총리는 건강 상의 이유로 선거 공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구속영장을 발부할 계획이다. 태국 대법원은 다음달 27일 재판을 열기로 했다. 잉락 전 총리는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대 징역 10년을 선고받게 된다.
잉락 전 총리는 자신의 탁신 전 총리의 정책을 이어받아 지난 2011년 농가의 쌀을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사들이는 수매제도를 공약해 총선에서 승리했다. 취임 후 그는 계속해서 이같은 정책을 폈지만, 2014년 5월 군부의 쿠데타로 총리직에서 쫓겨났다.
이후 검찰은 잉락 전 총리가 추친한 쌀 고가 매수 정책으로 국가 재정에 막대한 손실을 끼쳤고, 이와 관련한 비리를 막지 못했다며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했다.
앞서 잉락의 해외 도피 가능성을 제기한 태국 군부는 이날 전국 국경검문소에 경비 강화 명령을 내렸지만, 일각에선 군부가 정치적 혼란을 피하기 위해 잉락의 출국을 눈감아줬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