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나라의 생리대 '릴리안' 유해성 논란이 거세지면서 생리대의 화학물질 성분을 직접 문의하고, 안전한 생리대를 찾는 문의가 높아지고 있다. 릴리안이 실제 유해한지 식약처의 정확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가습기 살균제 사태처럼 피해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미 '릴리안 생리대 피해자를 위한 집단소송 준비 모임' 카페 회원 수는 사흘 만에 약 8500명으로 늘었다.
생리대는 기본적으로 부직포와 펄프로 이루어진 제품이다. 화장지와 기저귀 등을 함께 만드는 일회용품 회사들이 주로 진출한 시장이기도 하다. 국내 생리대 시장 점유율(2016년 기준)은 유한킴벌리 57%, LG유니참 21%, 깨끗한나라 9%, 한국P&G 8%로 4개 업체가 90% 이상을 차지한다.
현재 깨끗한나라와 유한킴벌리는 자사 생리대 제품에 대한 전성분 공개를 실시하고 있다. 깨끗한나라 릴리안의 경우 패드는 커버, 날개, 흡수체, 방수층, 접착용 글루, 박리지로 이뤄졌다. 커버는 순면부직포, 날개는 부직포(PE/PP 섬유)로 이뤄져 있다. 흡수체는 부직포(PE/PET 섬유), 고흡수시트_에이(PE/PP, PE/PET, 틸렌부타디엔공중합체, 흡수지, 아쿠아키프(폴리아크릴산나트륨가교제) 면상펄프 등으로 이뤄져 있다. 방수층은 폴리에칠렌필름(투습성방수층), 접착용 글루는 스틸렌부타디엔공중합체, 박리지는 실리콘 코팅 종이로 되어 있다.
또 유한킴벌리 화이트의 경우 패드만 봤을 때 패드의 날개는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섬유로 이뤄진 부직포, 색소가 들어간다. 흡수체는 우드셀룰로오스섬유, 폴리에틸렌섬유, 폴리프로필렌섬유, 폴리에스터섬유, 비닐아세테이트, 에틸렌코플리머 등이 첨가된다.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여성환경연대에 따르면 지난 3월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 시험’ 결과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생리대 10여종에서 독성이 포함된 총휘발성유기화합물질(TVOC)이 검출됐다는 자체 실험 결과가 나왔다. 약 200종의 TVOC가 방출됐고, 이중에는 벤젠·톨루엔·스티렌·벤젠·메틸벤젠 같은 독성 화학물질도 20종이나 포함됐다. 휘발성 물질의 농도는 제품별로 최대 10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당시 TVOC이 가장 많이 검출된 제품은 릴리안 생리대와 팬티라이너였다. 릴리안 생리대에서 검출된 TVOC는 평균의 1.5배, 최저 검출 제품의 2.7배였고, 릴리안 팬티라이너에서는 최저 검출 제품의 9.7배에 달하는 TVOC가 나왔다.
소비자들은 이 같은 유기화합물질에 주목하고, 직접 회사에 전화를 걸어 제품의 원산지와 생산 공장, 성분을 문의하는 추세다. 최근 뜨고 있는 제품은 나트라케어, 콜만 등 외국 브랜드다. 나트라케어의 경우 영국 환경운동가인 수지 휴스 여사가 만든 친환경 생리대로 각광받고 있다. 콜만의 경우도 82%가 오가닉코튼이고, 18%가 생분해성 바이오폴리머로 이루어져 있어 친환경적이다.
이미 건강식품 직구 사이트인 '아이허브' 등에서 나트라케어와 콜만은 일시품절 상태에 놓일 정도다. 몰테일에 따르면 건강식품 사이트인 '비타트라'에서도 금주 생리용품 해외직구 건수를 집계한 결과 생리용품 구매 비율이 전주 대비 약 6.6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제품이지만 유기농 생리대를 표방한 제품들도 인기다. 스타트업인 해피문데이라는 생리대 정기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중소업체인 제이투엘에프에이에서 만드는 유기농본이라는 생리대 브랜드가 추천이 이어지고 있다. 대안생리대라 할 수 있는 면생리대와 생리컵을 택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면생리대는 순면으로 만든 생리대다. 의료용 실리콘으로 만든 생리컵의 경우 국내에서는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국내에서 판매가 되지 않지만 직구를 이용하면 구입 가능하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