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유죄 소식을 전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희미한 웃음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은 변호인에게 어떤 부분이 유죄가 됐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뉴스1과 SBS 등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고공판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도 옆 법정인 311호 중 법정에서 재판이 진행됐다. 이날 올림머리에 회색 정장을 입고 공판에 참석한 박 전 대통령은 평소와 달리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은 변론 도중 졸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날 만큼은 안경까지 꺼내 쓰며 피고인 맞은편에 있는 시계를 자주 확인했다. 이 부회장의 선고 시간이 임박하자 초초한 모습을 보이도 했다.
이 부회장 및 삼성 측 피고인들에 대한 재판부가 선고 주문을 읽던 오후 3시28분부터는 변호인들이 박 전 대통령에게 귓속말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박 전 대통령은 변호인의 이야기를 진지한 표정으로 듣더니 앞에 놓은 컵에 물을 따라 3차례나 연거푸 마셨다.
다시 재판에 임한 박 전 대통령은 왼쪽에 앉은 채명성 변호사에게 말을 건넸다. 박 전 대통령은 채 변호사의 설명을 듣고는 입 꼬리를 올려 비교적 밝은 표정을 지었다. 또 담담한 태도로 변호인에게 이 부회장의 어떤 부분이 유죄가 됐는 지 물어보기도 했다고 박 전 대통령 변호인은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의 재판부가 3시46분 휴정을 선언했다. 법정에서 나온 채 변호사는 기자들의 질문에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 측은 이번 판결문을 꼼꼼히 분석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변호 논리를 보완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