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정부세종청사 업무보고에 앞서 보건복지부를 깜짝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25일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차 정부세종청사를 찾은 자리에서 지난 1월 휴일 근무 중 중 청사에서 숨진 보건복지부 김모 사무관 사무실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숨진 김모 사무관은 세 아이를 둔 ‘워킹맘’으로 기초의료보장 업무를 맡고 있었다.
복지정책관실은 기초생활보장, 취약계층 지원, 노숙인 복지, 취약계층 의료급여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로 복지부 내에서 격무가 가장 많은 부서로 평가받는다.
문 대통령은 김 사무관이 일하던 자리로 가서 자리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7초 간 길게 머무르며 조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자리를 떠나면서 한번 뒤돌아 공무원들의 근무 모습을 더 쳐다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은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업무보고를 받는 날인데 세종시에 업무보고를 받으러 내려오는 길에 김 사무관 자리를 들러 보고 싶어 왔다"며 "(지난 1월 사망 소식을 듣고)너무 마음이 아파서 SNS에 추모하는 글도 남겼다. 아이도 셋이 있고, 육아하면서 주말에 토요일에도 근무하고 일요일에도 근무하다가 그런 변을 당한 게 아닌가, 그걸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고 추모했다.
문 대통령은 청사 계단에 쓰러져있던 김 사무관을 가장 먼저 발견한 동료와도 대화를 나누었다. 문 대통령은 "그 일 이후로 휴일 근무는 좀 없어졌나"라고 묻자 해당 직원은 "휴일 근무 안 하고 있고, 유연근무를 하고 있다. 근무 강도가 낮아졌다. 지금은 그때의 일을 잊고 잘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육아하면서 주말에도 근무하다 그런 변을 당한 게 아닌가”라며 “기본적으로 일도 하고 가정에서도 생활할 수 있어야 아이를 키울 여유가 생긴다. 복지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복지가 필요하다”고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복지 국가로 갈수록 복지 업무가 해마다 늘고 있다. 기존 인원이 그 업무를 다 담당하려면 인원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런 부분이 충분히 감안돼야 하는데, 아직도 많은 국민들은 공무원들이 ‘철밥통’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국민들이 보기에 여유가 있는 부서도 있어 공무원 수를 늘리는 데 대한 거부감들이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직무 평가 분석을 통해 충분히 (인력을) 재배치하고, 한편으로는 (불필요한) 인력은 줄여나가면서 필요한 부서에는 인력을 늘려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기존 인력의 효율적 배치를 당부했다.
남성 공무원의 육아휴직 사용도 독려했다. 한 사무관이 “육아휴직 급여가 150만원으로 인상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우선은 대통령 덕분이다”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어 "엄마들조차도 육아휴직 갈 때 눈치가 많이 보이는데 아빠들은 더 눈치가 많이 보이겠다. 등을 떠밀어서라도 육아휴직을 하게끔 너무나 당연한 문화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