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수준 시스템제어 권위자 인하대 최승복 교수에게 들어보니

입력 2017-08-25 19:21
인하대 기계공학과 최승복 교수는 스마트 유체를 이용한 각종 시스템 제어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자다. 

자동차, 로봇, 항공기 등 각종 기계를 제어하는 월등한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SCI 등재 논문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그는 지난 학기까지 대학원장을 지내면서 바쁜 일상 속에서 학교 행사를 도운 숨은 공로자다.

특히 외국에서 처음으로 방문하는 이들이 어색하지 않도록 일일이 챙기는 일이 그의 몫이었다.






교내 활동만큼이나 연구도 활발하다. 현재 진행 중인 과제만도 열 손가락이 모자라다. 바쁜 와중에도 표정은 늘 여유롭다.

최근에는 전기자동차 제어연구에 빠져있다.

최 교수는 “전기자동차는 석유로 달리는 자동차에 비해 그 무게가 30% 가까이 가벼워야 한다”며 “가벼워진 차체가 안전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유명 외국 자동차 업계에서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서스펜션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고설명했다.

최 교수는 현재 한 자동차 회사와 손을 잡고 서스펜션 개발에 착수했다.

최 교수는 “스마트유체를 사용한 서스펜션 작동기가 초당 200회가 움직여야 자동차의 승차감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10년 전에 비로소 본격적으로 연구에 들어가 갈 길이 멀다”고 조언했다.

최 교수는 군용 차량이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서스펜션을 비롯 중장비 차량을 운전하는 사람이 피로감을 덜 느끼도록 하는 제어 방법 등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최 교수는 “원래는 자동차가 아닌 로봇 제어기술을 전공했다”며 “미국에서 석‧박사를 마치고 돌아온 게 90년 초반이었는데 당시 우리나라는 로봇을 연구하는 곳이 없어 제어 기술을 써먹을 수 있는 분야가 어딜까 찾은 곳이 자동차였다”고 회고했다.


이 과정에서 국방과학연구소는 바퀴로도 험한 산길을 오갈 수 있는 전차를 개발할 전문가를 찾아 나섰다. 이 과제를 담당한 전문가가 바로 최 교수였다.

그는 “기계 제어 분야는 연구할 수 있는 내용이 아주 다양하다”며 “날로 발전하는 기계를 통제하고 개발하는 인간의 능력도 그에 맞춰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지난해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감사패를 받았다.


함정이 어뢰 등의 공격을 받으면 레이더 등 전자 장비가 손상된다.

최 교수는 국방과학연구소의 의뢰로 공격을 받은 함정의 피해 정도와 규모, 형태를 파악하고 이를 기술력으로 보완할 수 있도록 테스트하는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냈다.


그의 연구 분야는 항공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항공대학과의 공동연구도 진행 중이다. 항공기가 착륙할 때 그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제어 장치 개발에 들어간 것이다.


최 교수는 “비행기가 착륙할 때 지상 활주로와의 각도가 작을수록 충격은 줄어들지만 그만큼 사고 확률은 늘어난다”며 “누가 어떻게 비행기를 내리든 그 충격을 덜어 탑승객과 조종사들의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코딩 교육에 대해 “답을 정해놓고 박수만 치는 교육이 무슨 발전이 있겠느냐”며 “어떤 것이든 생각을 하고 실패하고 고민하고 다시 답을 찾아야하는데 지금 하는 코딩 교육이라는 게 답을 정해놓고 거기에 맞추도록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하라는대로 해서 작동하면 우와 하고 박수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교육의 의미를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최 교수는 “요새 대학생들을 보면 앞으로 내가 하고 있는 연구를 누가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며 “입시 수학은 잘하지만 기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수학은 어려워한다. 생각하지 않은 채 답만 찾으려고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결국 우리가 연구하는 것은 우리 삶을 편하게 하는 기계”라면서 “인간의 리듬에 맞춘 기계는 곧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만큼 연구가 지겨워질 때까지 내가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만들어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