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징역 5년…묘하게 다른 정치권 반응

입력 2017-08-25 16:44

법원이 삼성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재용 삼성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앞서 특검이 적용한 5가지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면서 특검과 삼성 측의 희비가 엇갈렸다. 정권교체의 시발점이 된 이 사건의 재판과 관련해 여야 정치권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조금씩 다른 반응을 내놓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25일 오후 2시30분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433억원대 뇌물을 주거나 약속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지난 2월 28일 이 부회장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지 178일 만이다.

여당은 이 부회장에 대한 법원의 판단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세종 홍익대 국제연수원에서 열린 정기국회 대비 의원 워크숍 도중 기자들을 만나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며 “이번 판결은 정경유착에 철퇴를 가한 판결로 국민들이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은 투명해져야 국제사회로부터 신용을 잘 평가받을 수 있고 경쟁력을 높이 수 있다”며 “당장은 힘들지만 (삼성이) 이를 계기로 투명한 기업,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이들이 모여 창당한 바른정당도 1심 판결에 대해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며 “법 앞에 누구나 평등하고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정경유착의 폐습을 끊으라는 준엄한 주문”이라고 밝혔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최씨를 둘러싼 박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을 인정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판결이라고 해석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조금은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정용기 한국당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에서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최종심까지의 과정을 통해 실체적 진실이 증명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2·3심이 남았으니 진실 여부를 더 다투지 않겠나”며 “그 과정에서 진실이 규명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