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온 것처럼… 서울·인천 갑작스런 ‘강풍’, 왜?

입력 2017-08-24 14:55
24일 낮 12시쯤 서울 여의도에서 행인들이 우산을 펴기 힘들 정도로 거센 바람을 맞으며 걸어가고 있다. 태원준 기자

24일 점심 무렵 서울·인천 지역에 초속 10m 안팎의 갑작스런 강풍이 불었다. 홍콩·마카오 일대를 휩쓸고 지나간 13호 태풍 ‘하토’와는 무관한 바람이었다. 아침부터 심상찮게 세지기 시작한 바람은 점심 무렵 태풍이 찾아올 때 같은 기세로 불어닥쳤다. 여름 내내 초속 4m를 넘은 경우가 많지 않던 바람이 이렇게 거세진 이유는 무엇일까.

기상청 설명을 종합하면 현재 경기 북부지방을 중심으로 형성된 강한 비구름대와 관련돼 있다.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북쪽의 차가운 공기가 만나 비구름대를 형성했고, 이 비구름을 중심으로 바람이 점점 강하게 몰려들고 있다. 서울의 경우 경기 북부 비구름대로 몰려드는 남서풍이 강하게 불고 있는 상황이다. 


중부지방에 형성된 공기층이 매우 조밀해 바람 통로가 좁아지면서 바람의 힘이 강해진 것도 이유로 꼽힌다. 기상청 관계자는 “호스로 물을 뿌릴 때 호스를 누르면 물줄기가 세지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말했다.

서울과 인천의 풍속은 7.4㎧ 안팍, 순간 최대 풍속은 10㎧를 훌쩍 넘어섰다. 서울 구로구의 경우 순간 최대 풍속이 12㎧로 측정됐고, 인천 지역은 15.4㎧의 강풍이 불었다. 

기상청은 낮 12시30분을 기해 강원 북부·중부·남부 산지와 태백 일대, 울릉도·독도 지방에 강풍주의보를 내렸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저녁까지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50㎜ 이상의 강한 비가 오겠다”고 밝혔다. 

다만 강풍과 많은 비가 장기간 계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비구름대가 서서히 걷히고 나면 맑은 날이 많아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보일 것”이라며 “다만 기압골의 영향으로 28~29일엔 서울·경기, 강원도 일대 비가 오겠다”고 전망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