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 '차량 테러' 용의자들이 범행 직전 한 상점에 들러 물건을 사며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영국 매체 더 선은 24일(이하 현지시간) 이들이 차량 테러에 나서기 전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려 '쇼핑'을 즐기는 CCTV 영상을 보도했다.
영상 속 세 남성은 진열대 앞에서 물건을 고르고 있다. 한 명이 라이터를 고르며 동행자에게 말을 걸었고 이들은 서로 웃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더 선에 따르면 이들은 바르셀로나 인근 도시 캄브릴스에서 벌어진 2차 테러를 준비하면서 고속도로 휴게소를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날 같은 휴게소를 네 차례나 방문해 빵, 계란, 라이터 등을 구매했다.
테러범들은 지난 1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도심에서 흰색 밴 차량을 타고 군중을 향해 돌진했다. 13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바르셀로나 테러 8시간 뒤 해안도시 캄브릴스에서 추가로 차량 테러를 벌였다. 당시 차량이 전복되자 밖으로 빠져나와 흉기를 휘둘렀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발포해 사살됐다. 가짜 '폭탄 벨트'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테러의 핵심 용의자 무사 우카비르(17)도 캄브릴스 차량 테러 현장에서 사살됐다. 시민들을 향해 돌진한 흰색 밴은 그가 렌터카 업체에서 빌린 것이었다. 카탈루냐 경찰청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용의자들이 바르셀로나에서 한 건 이상의 테러 공격을 준비했지만, 폭발 사고로 대규모 공격 수단이 없어지자 더욱 원초적인 방식(차량 돌진)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