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년의 형기를 모두 마치고 출소한 날,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구치소 앞에서 지지자들과 주옥순(64) 엄마부대 대표가 충돌한 영상이 공개됐다.
한 전 총리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아 2년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이날 새벽 5시10분쯤 의정부구치소에서 만기 출소했다.
노컷 뉴스가 23일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에서 지지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의정부구치소 앞에서 한 전 총리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많은 지지자 가운데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한 전 총리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보수단체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와 회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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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대표는 구치소 앞에서 “한명숙은 두부도 아깝다” “살충제 계란이나 먹어라”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한 전 총리를 비난하는 시위를 벌여 한 전 총리 지지자들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았다.
주 대표의 얼굴을 알아본 일부 지지자들이 “주옥순이다”라고 외치자 주 대표는 “죽여라”라고 소리를 질렀다. 한 전 총리 지지자들이 “아줌마는 피켓들고, 우리는 풍선들고 있으니까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라고 하자 엄마부대 회원들은 “그 입 닥치라”며 막말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너희도 마찬가지다. 미쳐서 나온 거 아니냐. 너희나 우리나 마찬가지다. 제대로 정신 박힌 놈들은 여기 안 나온다. 너나 나나 다 똑같다”고 덧붙였다.
이 말 끝에 일부 지지자들은 “그냥, 웃어주자”며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애썼지만 항의가 계속되자 주 대표와 회원들은 슬그머니 피켓을 내려놓고 자리를 떴다.
엄마부대는 2013년 창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봉사’가 주요 활동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주 대표는 박근혜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실 허현준 행정관과 2016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90차례 통화나 문자메시지 등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 ‘관제데모’ 의혹을 받기도 했다.
한편, 한 전 총리는 이날 교도소 출소 직후 지지자들과 정치인 동료들에게 “여러분 덕분에 제가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편안합니다. 짧지 않았던 2년 동안 정말 고통이 있었지만 새로운 세상을 드디어 만나게 됐습니다. 저의 진심을 믿고 한결같이 응원해준 지지자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정말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라고 말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