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원짜리 휴식'… 10월2일 임시공휴일의 경제효과

입력 2017-08-24 09:45 수정 2017-08-24 09:48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이 휴가철 여행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추석연휴에 끼어 있는 10월 2일 월요일의 임시공휴일 지정을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복절 전날인 8월 14일의 '임시공휴일 지정설'이 나왔을 때는 정부가 나서서 사실무근이라고 진화했지만, 이번엔 대선 공약,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제안, 문 대통령 의지가 함께 반영돼 있어 현실화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샌드위치 데이'인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 9월 30일 토요일부터 10월 9일 한글날까지 최장 열흘간 '황금연휴'가 가능해진다. 임시공휴일 지정 배경에는 '내수 진작 효과 극대화'와 '국민에게 재충전 시간 제공'이라는 목적이 있다. 임시공휴일의 경제 효과는 소비지출액, 생산유발액, 산업별 부가가치 유발액 등 5조원을 넘어선다.

◇ "10월 1일 국군의날 기념식도 앞당겨 진행"


문 대통령은 10월 2일 임시공휴일화를 이미 결정했으며 이는 내수 진작과 국민 재충전을 위한 거라고 매일경제가 24일 보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공약집에서 “국민 휴식권 보장을 통해 내수를 진작하겠다. 대체휴일제를 확대하고, 특히 올해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선포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문재인정부 인수위원회 역할을 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김진표 위원장 역시 지난달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올해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매일경제에 “10월 2일 하루만 공휴일로 정해도 국내 관광 활성화와 소비 진작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연차휴가 사용을 촉진하는 등 휴식이 있는 삶을 통해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춰 가자는 뜻도 있다"며 “연휴를 고려해 국군의날 기념식도 전주 목요일로 앞당겨서 시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 생산유발 3조9000억원, 취업유발 4만6000명


임시공휴일 지정이 내수 진작 및 일자리 창출에 효과가 있다는 건 이미 민간 연구기관과 정부의 공식자료로 입증됐다. 최근 몇 년간 소비부진으로 경기 활성화에 애를 먹던 정부는 2015년 8월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2016년에도 어린이날 다음날인 5월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성과를 거뒀다.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경제 효과는 얼마나 될까. 현대경제연구원은 2015년 8월 14일 임시공휴일 지정과 관련해 경제 파급효과를 추정했다. 연구원은 임시공휴일 하루의 전체 소비지출액을 1조9900억원으로 추산했다. 전체 인구의 절반인 2500만명이 평균 7만9600원을 쓴다고 가정한 수치다. 식비(34.1%)가 가장 많고, 숙박비(23.9%), 교통비(28.2%), 오락문화비(13.8%) 순이었다.

이렇게 국민 지갑에서 나오는 2조원은 경제 전 부문에 파급된다. 우선 숙박·음식·운송서비스업 등 생산유발액이 3조9000억원으로 추산됐다. 각 산업별 부가가치 유발액까지 합하면 경제효과는 5조1600억원으로 늘어난다. 취업유발 인원은 4만5700명으로 취업유발계수가 23명이나 된다.

◇ 야구장 입장객 44%↑, 백화점 매출 16%↑

정부도 임시공휴일 경제효과를 추산해 발표한 적이 있다. 기획재정부는 2016년 5월 6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됐을 때 5월 5~8일 연휴와 전년 같은 기간의 경제효과를 비교했다. 2016년 5월 5~8일 연휴기간 백화점과 면세점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6.0%와 19.2% 증가했다. 문화생활이 활발해지면서 4대 궁과 종묘 등 고궁 입장객이 70% 늘었고, 야구장 입장객은 43.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재부는 당시 “임시공휴일이 휴일로 이어져 여수 거북선축제에 42만명, 담양 대나무축제에 38만명, 부안 마실축제에 45만명이 방문하는 등 국내여행도 크게 활성화됐다”고 설명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