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북·미 간 군사대결 상황이 벌어진다면 독일은 미국의 편을 들지 않을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나온 말이긴 하지만 한국과 미국의 입장에선 썩 기분이 좋지만은 않은 발언이다.
메르켈 총리는 2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현지 일간 한델스블라트가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북한과 미국의 대결 상황에서 독일은 당연히 미국의 편이냐는 질문에 “독일은 당연하게 미국을 지지하지 않을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고 타스통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는 미국이 호전적인 수사를 사용하는 대신 외교적인 해법을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북한 문제에 있어 군사적 해결책은 있을 수 없다”며 “아직 외교적 해결책을 완전히 활용하지 않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한·중·일 지도자들이 북한의 지도자 입장에서 현 상황을 바꿔서 생각하는 방법에도 관심을 가져야한다”며 “국제 사회가 군사적 개입 없이도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메르켈 총리는 ‘미국 우선주의’에 대해 경고를 하기도 했다. 그는 “많은 미국인들이 ‘세계화’를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희생시켜 이윤을 얻는 현상으로 (잘못) 생각한다”고 지적하며 “미국이 세계 문제에 아무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스스로 위대한 국가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나와 다른 의견을 갖고 있지만 대통령선거에서 열심히 싸워 승리했기 때문에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