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이승환 신곡 '돈의 신' 방송불가 판정… 허일후 아나운서 "어휴"

입력 2017-08-23 16:10
사진=가수 이승환씨 페이스북 캡처

가수 이승환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해 발표한 신곡 '돈의 신'에 대해 MBC가 '방송 불가' 판정을 내렸다. KBS와 SBS에선 심의를 통과한 곡이다.

이승환은 22일 페이스북에 "'돈의 신' MBC에서 방송 불가 판정"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MBC 심의실에서 전송한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문자에는 "가요 <돈의 신> 심의 결과 방송불가"라고 적혀 있었다. 이승환은 "심히 유감스럽고 걱정스러운 결과"라며 "가사 내용은 팩트를 충실히 반영하기 위해 변호사 검증까지 마쳤을 뿐 아니라 어떤 욕설, 성적 묘사, 비속어도 없다"고 밝혔다.

이승환에 따르면 MBC에서 방송 부적합 판정의 근거로 제시한 것은 가사 중 '오, 나의 개돼지'란 부분이다. 이씨는 "이 단어는 기사나 방송에서도 언급되는 단어로 문맥상 필요한 묘사였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MBC가 이전에도 방송 출연을 녹화 이틀 전에 취소했던 것을 언급하며 "이번 심의 결과를 통해 자체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시인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고 덧붙였다.

사진=가수 이승환씨 페이스북 캡처

사진=가수 이승환씨 페이스북 캡처

KBS 심의실에서는 같은 날 오전 이승환의 신곡에 대해 방송 적격 판정을 내렸다. 이씨의 소속사 드림팩토리에 따르면 SBS도 23일 전체 등급으로 적합 판정을 내렸다. 이승환이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링크해 올리자 만화가 강풀은 "MBC 쪽팔린 줄 알아라"라는 댓글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MBC 사옥 인근에서 22일 방송 및 업무 거부 기자회견을 열었던 MBC 아나운서 27명 중 한 명인 허일후 아나운서도 "어휴"라는 글을 적었다.

이승환은 16일 "'돈의 신' 8월 24일 오후 6시에 발표합니다"라며 "이 노래를 가카께 봉헌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신곡 발표를 알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 사진 앞에 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진도 함께 올렸다. 가사를 공개한 사진 옆에는 이 전 대통령의 캐리커처도 그려져 있었다. 뮤직비디오에는 '이명박 전문기자'라는 별명을 가진 주진우 기자가 이 전 대통령의 분장을 하고 등장한다.

박은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