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진, '릴리안 생리대' 질문에 "아직 보고 못받았다"

입력 2017-08-23 11:02
(사진=뉴시스)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농업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모습.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국회에서 부작용 논란에 휩싸인 '릴리안 생리대' 관련 질문을 받고 얼버무리며 "아직 보고를 못 받았다"고 답했다. 국회의원들은 "독성 물질에 대한 개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질의 과정에서 국민의당 손금주 의원은 류 처장에게 "'독성 생리대' 문제를 알고 있느냐"며 "TVOC(총휘발성유기화합물)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류 처장은 "휘발성 물질…"이라며 말을 흐렸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고 하자 "아직 보고를 못 받았다"고 답변했다. "독성 물질이 어느 부분에서 발생하는지 아느냐"는 질문에는 "네"라고 답했다가 "어디냐"고 되묻자 "구체적으로 답해야 하나"라고 했다.


TVOC는 제품에서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성분을 말하며 벤젠·스티렌 등의 독성화합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생리대를 속옷에 고정하는 접착제 부분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3월 김만구 강원대 교수의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시험에서 검사 대상 10개 생리대 모두 TVOC가 방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방출 농도가 가장 높은 제품은 릴리안 브랜드였다. 하지만 현재 생리대 규제 항목에는 논란이 된 TVOC가 포함돼 있지 않아 새로 연구가 진행돼야 하는 상황이다. TVOC 검출 기준이 마련된 뒤에나 시중에 판매되는 생리대에 그 기준을 적용해서 시험을 시작할 수 있다.

류 처장은 "세계적으로 TVOC와 생리대의 연관성에는 기준이 없어 2016년부터 TVOC 연구사업을 하고 있고 수거검사도 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품질검사에 대한 구체적 질문에는 답하지 못했다. 손 의원은 "부작용 문제가 제기되는 독성 물질에 대한 개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답변도 너무 포괄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류 처장은 "어제, 오늘 일어난 일"이라고 해명했다.

류 처장은 "지금 기준으로는 부작용 문제가 제기되는 생리대 판매를 중지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위해도 검사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빨리 이뤄지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서영교 무소속 의원은 "국민 절반인 여성이 생리대를 사용한다"며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여성가족부와 공정거래위원회도 함께 대응해 달라"고 덧붙였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