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촛불집회와 함께 간다는 文대통령, 법치주의에 반하는 것”

입력 2017-08-22 14:34


이회창 전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총재가 22일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촛불집회의 집단의사와 함께 간다고 한 건 우려스럽다”며 “법치주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촛불혁명 계승과 적폐청산을 국정기조로 내세운 문재인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한 발언이다.

이 전 총재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이회창 회고록’ 기자간담회에서 “집단의사 표출은 필요한 때가 있고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항시적인 것이 돼서는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광장에서의 촛불집회는 일시적이고 예외적인 것이 돼야 한다”며 “항시적으로 되면 국가 법이 정한 국정운영의 틀이 흔들려 위험한 상태가 된다”고 부연했다.

촛불집회가 처음의 순수성을 잃었다고도 했다. 이 전 총재는 “시골에 있는 보수적인 노부부도 KTX를 타고 서울 촛불집회에 참석할 정도로 처음엔 순수하고 긍정적인 면이 있었다”면서도 “나중에는 야당 의원들이 적폐세력을 척결해야 한다고 했고, 태극기집회도 열려서 집단 의사가 둘로 쪼개지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전 총재는 촛불로 대표되는 직접민주주의가 대의민주주의를 넘어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직접민주주의와 참여민주주의가 간접민주주의로 이행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발전과정”이라며 “즉흥적 포퓰리즘에 좌우되고 다수 집단이나 힘있는 자의 논리에 매몰되기 쉬운 그런 직접민주주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 간접민주주의 대의민주주의”라고 말했다. 이어 “직접민주주의를 하지 않고 간접민주주의에 치중한 민주주의가 잘못됐다고 하는 건 독단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