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호 국장 사퇴하라" MBC 아나운서의 눈물 (영상)

입력 2017-08-22 14:19
사진=전국언론노조 MBC본부 페이스북 캡쳐

MBC 아나운서 27명이 김장겸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방송거부-업무거부 돌입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2012년 파업 이후 발생한 부당노동행위 등 사측의 행태를 사례와 함께 폭로했다. 쫓겨난 아나운서들의 복귀와 김장겸 사장 등 경영진 및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의 퇴진이 'MBC 아나운서국 정상화'의 시발점이라고 주장했다.

업무 거부에 돌입한 아나운서는 변창립, 강재형, 황선숙, 최율미, 김범도, 김상호, 이주연, 신동진, 박경추, 차미연, 한준호, 류수민, 허일후, 손정은, 김나진, 서인, 구은영, 이성배, 이진, 강다솜, 김대호, 김초롱, 이재은, 박창현, 차예린, 임현주, 박연경 등 27명이다. 신동호 국장을 포함한 8명의 비조합원들과 11명의 계약직 아나운서는 동참하지 않았다.

사진=전국언론노조 MBC본부 페이스북 캡쳐

이들은 2012년 170일 파업 이후 MBC 아나운서 11명이 부당하게 전보됐고, 지속적이고 상습적적인 방송 출연 금지 조치를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10개월 동안 방송 출연에 배제됐던 김소영 아나운서가 사표를 던지는 등 12명의 아나운서가 MBC를 떠났다. 사측은 그 자리에 비정규직 신분인 계약직 아나운서 11명을 발령했다.

김범도 MBC 아나운서협회장은 "영상기자들의 '블랙리스트 문건'이나 고영주 이사장의 속기록 같은 물증이 확보되지 않았을 뿐, 가장 심각한 수준의 블랙리스트가 자행된 곳이 바로 아나운서국"이라며 "김 사장 등 현 경영진과 신 국장이 저지른 불법·위법 행위가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반드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아나운서들은 아나운서국 안팎에서 자행된 사측의 블랙리스트 행위, 동료 아나운서들이 받은 부당노동행위 등을 폭로했다.

사례 발표에 나선 이재은 아나운서는 "최근 퇴사한 동기 김소영 아나운서는 실력 있는 아나운서였다. 하지만 '뉴스투데이'에서 하차한 뒤 지난 10개월간 방송에 출연하지 못했다. 섭외가 들어왔는 데도 알 수 없는 이유로 배제됐고 떠밀리듯 퇴사했다"며 울먹였다. 

그는 "선배들이 쫓기듯 회사를 떠나고 또 마이크를 빼앗기는 모습을 보면서, 자괴감과 패배감 때문에 괴로웠다"며 "계속해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 '다음은 나일까. 옆자리 선배님일까' 하는 생각에 두려웠다"고 밝혔다. 이 아나운서는 "하지만 더 이상 겁내지 않고 MBC 아나운서들이 온전히 제자리로 돌아올 때가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