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2일 한·미 연합군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을 비난하며 핵무기를 가진 자신들이 가만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밝혔다. 이날 미군 수뇌부 3명이 미군부대에서 합동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의 도발에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던지기로 한 데 대한 대응 차원으로 보인다.
북한은 판문점대표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제는 우리의 경고와 내외의 항의규탄에도 불구하고 남조선 괴뢰호전광들과 야합해 또 다시 우리 공화국을 침략하기 위한 ‘을지프리점가디언 17’ 합동군사연습을 강행하는 길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적들은 ‘연례적’이니 ‘방어적’이니 하고 떠들어대면서 우리를 선제공격하기 위한 침략전쟁각본 ‘작전계획 5015’에 따라 최고 수뇌부를 제거하기 위한 참수작전과 비밀작전 훈련, 탄도로켓 대응 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훈련에 맞춰 미군 수뇌부가 방한한 것에 대한 비난도 이어갔다. 담화는 “미제 침략군의 고위 우두머리들이 남조선에 기어들어 전쟁모의판을 벌려놓고 있는 것은 사태의 엄중성을 배가하고 있다”며 “13일에는 미 합참의장 던포드가, 20일에는 태평양군사령관 해리스와 미 전략군사령관 하이튼이 남조선에 기어들었으며, 뒤이어 미사일방위국장 그리브스도 기어들어 전쟁모의판을 벌려놓았다”고 말했다.
이어 “핵 억제력을 갖춘 우리가 가만히 앉아있으리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부질없는 침략전쟁연습소동으로 초래될 파국적 후과에 대한 책임은 우리와의 군사적 대결을 선택한 미국이 전적으로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방한 중인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해군 대장), 존 하이튼 전략사령관(공군 대장), 새뮤얼 그리브스 미사일방어청장(공군 중장)은 이날 국내 미국기지에서 한·미 동맹강화와 대북공조 등에 대한 합동기자회견을 연다. 이들은 군사도발을 계속하는 북한에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내놓고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태평양지역 작전을 책임지는 해리스 사령관, 핵무기를 운용을 맡은 하이튼 사령관, 미사일방어 전력 증원을 관장하는 그리브스 청장이 동시에 한국을 찾은 것은 극히 이례적이고, 공동메시지를 내놓는 것은 더더욱 이례적이다. 그만큼 미국이 한반도 문제를 엄중하게 여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