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수뇌부 3인 '패트리엇 합동회견'… 北 "미제 호전광 징벌"

입력 2017-08-22 09:58
존 하이튼 미 전략사령관이 2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미군의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 존 하이튼 전략사령관, 새뮤얼 그리브스 미사일방어청장이 22일 낮 12시45분 경기 오산 패트리어트 미사일 부대에서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과 함께 합동기자회견을 갖는다. 미군 수뇌부 3명이 한꺼번에 한국을 찾은 것,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나란히 참관하는 것, 북한을 겨냥해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하는 것 등이 모두 이례적이다.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서 북한은 UFG 연습을 미국의 군사적 도발로 규정하고 '보복과 징벌'을 위협했다. 북한군 판문점대표부 대변인은 이날 담화를 발표해 "미제 호전광들이 신중하게 행동하라는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위험천만한 군사적 도발을 걸어온 이상 무자비한 보복과 가차없는 징벌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 회견 장소로 '패트리어트 부대' 택한 미군 수뇌부


미군 수뇌부 4인은 합동기자회견 장소로 패트리어트 부대를 택했다.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요격을 통해 적의 미사일 공격을 막아내는 방어체계의 핵심이다. 미국의 동맹 방어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이 부대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경북 성주의 사드 임시배치 부지도 방문한다.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강조하는 셈이다.

31일까지 진행되는 UFG 연습에는 우리 군 5만여명과 미군 1만7500명이 참가했다. 미군은 지난해보다 7500명이 줄었다.
짐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이에 대해 "병력은 훈련 목적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라며 "이번 훈련은 한국과 동맹국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훈련이 실제 병력과 전투 장비 투입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전장 상황을 가정해 실시하는 지휘소 연습(CPX) 방식이어서 병력 규모는 큰 상관이 없다는 뜻이다.

미군 관계자는 "(오히려) 훈련에 동원되는 해외 증원 병력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번에 참여하는 미군 병력 1만7500명 중 해외 증원 병력은 3000명으로 지난해보다 500명 늘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1만4500명은 주한미군이다.

UFG는 전시·사변 또는 국가비상사태에 대비해 대비 태세 향상과 역내 방어, 한반도 안정 유지를 위해 한미가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방어에 초점을 맞춘 훈련이다. 올해 UFG는 정부·군사연습을 뜻하는 1부(21~25일)와 군사연습인 2부(28~31일)로 나뉘어 진행된다.

◇ 北 "미제 침략군 우두머리들, 연이은 남조선 행각" 비판


북한군 판문점대표부 대변인은 이번 연습과 관련해 "조선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극도로 첨예해진 상황에서 남조선에 집결된 이 방대한 무력이 실전 행동으로 넘어가지 않으리란 담보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미군 수뇌부 3인의 방한을 언급하며 "우리에 대한 선제타격과 침략전쟁을 직접 담당 집행할 미제 침략군 우두머리들의 연이은 남조선 행각과 관련해 내외 여론이 우려를 표시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치 않다"면서 "미제 침략군 우두머리들이 연이어 출몰한 곳에서는 어김없이 침략전쟁의 불꽃이 일곤 하였다는 것은 역사가 보여주는 엄연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혁명무력이 임의의 시각에 징벌의 불소나기를 퍼부을 수 있게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발사 대기 상태에서 놈들의 일거일동을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며 "파국적 후과에 대한 책임은 우리와의 군사적 대결을 선택한 미국이 전적으로 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군 판문점대표부는 군사정전위원회를 대체해 1994년 설치된 군사기구로, 지난해에도 UFG 종료일에 맞춰 연습을 맹비난하는 '백서'를 발표한 바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UFG 연습을 거론하며 "침략공격에 투입될 수 있는 병력과 수단들을 사전에 철저히 제압·소탕해버리는 것은 우리 혁명무력의 일관한 대응작전 방식"이라며 "우리 군대는 절대로 빈말을 하지 않는다"고 위협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