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에큐메니칼 운동 방향과 지도력’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 토론회에서 ‘이중 회원권’이 NCCK 운동성을 쇠락시킨 중요한 요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21일 오후 NCCK 11개 프로그램위원회 위원장들이 소집해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박승렬 한우리교회 목사(기장)는 NCCK와 ‘보수 기독교연합체’에 동시에 가입한 회원 교단들의 ‘이중 회원권’ 문제를 꺼냈다.
박 목사는 “NCCK가 단일 회원권을 가진 교단들만의 연합체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현재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과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한국루터회가 NCCK와 동시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교회연합에 가입해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도 최근 출범한 (가칭)한국기독교연합에 가입해 이중 회원권을 가지고 있지만 이날 언급되지 않았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정지강 대한기독교서회 명예사장(기감)은 예장 통합 총회를 정조준했다. 정 명예사장은 1988년 한기총이 출범할 때 예장 통합이 유일하게 교단차원에서 참여했던 일을 시작으로 김상근 목사 NCCK 총무 반대, 권호경 CBS 사장 선임 때 야기된 갈등으로 예장 통합이 NCCK에 행정보류를 한 것, 김영주 총무가 재임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문제 등이 모두 예장 통합이 벌인 해프닝이었다고 주장했다.
정 명예사장은 “NCCK 회원 교단 중 이중 회원권을 가진 3개 교단은 두 연합체 중 한 곳을 선택하라”면서 “두 단체에 모두 회원권을 가진 교단들로 인해 NCCK가 새로운 길로 나갈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회원권 중 하나를 버리지 못하는 교단은 교회협을 대표하는 위치에 후보를 내서는 안 된다”며 이미 차기 총무 후보를 정한 예장 통합 총회를 겨냥했다.
토론회에는 예장 통합 총회 최기학 부총회장과 총무 후보로 교단이 낙점한 이홍정 전 총회 사무총장을 비롯해 몇몇 실행위원들이 참석했다. 통합 총회 관계자들은 토론회가 끝난 후 별도의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는 “토론회에서 제기된 내용들은 어디까지나 몇몇 개인의 의견이었던 만큼 공식 대응이라든지 입장을 낼 이유가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
한편 NCCK는 오는 25일 차기 총무 인선을 위한 첫 번째 인선위원회를 소집할 예정이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