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한국계 외국인 스티븐리가 도주 12년 만에 검거됐다.
법무부는 “론스타펀드 전 한국 본부장 스티븐리가 이달 초 이탈리아에서 검거돼 한국송환을 앞두고 범죄인 인도에 관한 유럽협약에 근거해 이탈리아 당국과 관련 절차를 혐의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스티븐리는 2005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에 인수해 엄청난 차액을 남기고 되판 이른바 ‘외한은행 헐값매각 로비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2006년 검찰은 특별수사팀을 꾸려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지만 스티븐리가 미국으로 도주하면서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검찰은 스티븐 리를 론스타의 모든 거래를 주도한 주범으로 보고, 법무부를 통해 미국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하고 인터폴에 적색수배까지 내렸었지만 행방을 찾지 못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스티븐리를 여러 차례 소환했지만 불응했다. 2007년 재판이 시작된 뒤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방안도 추진됐지만 이 또한 무산됐다. 스티븐리는 검찰이 론스타 수사를 본격적으로 착수하기 전인 2005년 9월 미국으로 출국한 뒤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그는 회삿돈 50억원을 빼돌려 개인적으로 쓴 횡령 혐의와 2001년~2004년 한국에 머물며 132억원의 보수를 받았지만 세금을 내지 않아 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가 도주 12년 만에 이탈리아에서 붙잡힌 스티븐리를 범죄인 인도 절차를 밟아 국내로 송환하면 검찰은 스티븐 리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수사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