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 부리는 고양이, 외양간서 ‘보초’ 자처한 이유는?

입력 2017-08-21 22:31
요미우리신문 웹사이트 캡처

일본어로 구글에서 “외양간 고양이”를 검색하면 고양이와 소가 사이 좋게 함께 있는 모습, 짚단 위에서 휴식을 취하는 고양이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코를 맞대며 친근하게 바라보는가 하면, 같은 우리에 나란히 앉아 쉬기도 한다. 이렇듯 마음대로 외양간을 들락날락 하며 낮에는 노닐고, 밤에는 쥐나 비둘기를 쫓으려 ‘보초’를 서기도 하는 고양이들에 대해 일본 요리우리신문이 21일 보도했다.

구글에서 일본어로 '외양간 고양이'를 검색한 결과. 구글 이미지 검색 캡처

일본 미야자키현 미야코노조시 타카사키 마을에서 소 270마리를 사육하는 마스다 히로시(50)씨의 외양간 주변 창고에는 고양이가 2마리 있다. 고양이들은 보통 누워 있거나 물을 마신다. 마스다씨가 사료를 운반하면서 오가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마스다씨는 “오늘은 적은 편”이라며 “평소에는 (고양이) 5~6마리가 온다”고 말했다.

이곳에 고양이들이 모인 건 5년 전쯤이다. 마스다씨는 고양이가 오고 난 뒤 외양간에 큰 변화가 생겼다는 걸 알았다. 쥐와 비둘기가 사라졌다. 사료로 쓰이는 옥수수를 노리고 오던 쥐와 비둘기는 각종 병원균을 매개하는 골칫거리였다. 고양이는 쥐와 비둘이가 외양간에 들어가는 것을 막고 직접 사냥을 하기도 한다. 마스다씨는 “낮에는 주로 잠만 자곤 하지만, 밤에는 축사를 ‘순찰’한다”며 “아주 듬직하다”고 말했다.

마스다씨의 축사에서 고양이가 쉬고 있는 모습. 요미우리신문 웹사이트 캡처

미야코노조시 미노하라 마을에서 소 110마리를 키우는 쿠도 마사히로(52)씨의 외양간에도 고양이 4~5마리가 놀고 있다. 이곳 역시 작업자들이나 소 모두 고양이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이곳은 10년 전 암컷 고양이 한 마리가 온 후로 계속 늘어났다. 먹이를 주고 있지만, 만지려 하면 도망가곤 한다. 쿠도씨는 “사료용 짚이 있어 겨울에는 축사가 더 따뜻해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둑고양이의 생태를 연구하는 세이난가쿠인 대학 동물생태학과 야마네 아키히로 교수에 따르면 유럽의 낙농지역에서는 쥐 피해를 막기 위해 예전부터 고양이를 키워 왔다. 그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을 뿐 아니라 외양간의 짚은 고양이들을 위한 동굴이나 육아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며 “외양간은 고양이들에게 이상적인 주거 환경”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