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후기 1년만에… 릴리안 생리대에 조사 나선 식약처

입력 2017-08-21 19:46

깨끗한 나라의 생리대 '릴리안'을 사용하고 부작용을 겪었다는 여성들의 후기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품질 조사에 나섰다. 부작용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은 1년 전부터 환불을 요구했지만 본사는 그때마다 의사 소견서 등을 요구하며 환불을 해주지 않았다.

식약처는 21일 릴리안 생리대 부작용 사태를 파악하고 이달 내에 제품을 수거해 다음 달 검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품질검사는 매년 유통 중인 제품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이뤄진다. 릴리안은 2015~2016년 품질검사에도 포함됐다.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생리대 품질 관리는 해마다 해오던 것이지만 이번에 릴리안 제품 후기가 논란이 됨에 따라 품목에 포함했다"며 "이와 별도로 진행 중인 연구 사업을 통해서도 해당 제품을 검사하고 있다"고 했다.

릴리안 부작용 논란은 1년 전부터 있었다. 여러 커뮤니티와 블로그에 릴리안 생리대를 쓴 뒤 생리 불순·생리통 악화 등 부작용에 시달렸다는 여성들이 등장했다. 일부 사용자는 '깨끗한 나라'에 이런 사실을 알리고 환불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깨끗한 나라 측은 여러 소비자에게 "출혈량이 줄어든 것은 확인 불가능한 주관적인 문제이니, 의사에게 생리대 때문에 생긴 문제라는 소견서를 받아오면 환불해주겠다"고 대응했다고 한다.


블로그에 릴리안 생리대 부작용을 호소하는 네티즌 후기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한 네티즌은 "릴리안 생리대를 사용한 지 1년 정도 됐다"면서 "본사에 환불을 요구했지만 '근거 없는 이야기'라는 답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20개 이상을 사서 환불 문의를 했지만 깨끗한 나라에선 답이 없었고 고객센터에 연락도 닿질 않는다"고 했다. 

이 네티즌은 답답한 마음에 구매한 사이트에 환불을 문의했다. 그러나 반품은 되지만, 환불은 어렵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 역시 본사에 환불 요구를 했지만 비슷한 답변을 받았다. 문의를 남기자 깨끗한 나라 담당자는 "릴리안이 사용하는 모든 재료는 안정성을 검증받았으며, 개발부터 생산까지 엄격한 관리하에 깨끗하고 안전하게 생산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담당자는 생리대를 산 곳에서 환불을 받거나 본사를 통해 깨끗한 나라의 다른 상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고 했다.

비슷한 답변을 받은 또 다른 소비자도 구매한 곳에 환불을 요구했지만 "이미 사용해서 안 된다"는 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직원이 "깨끗한 나라가 구매처에 직접 전화를 해 '내부지침상 환불규정에 적용이 안 된다'고 전달했다"는 식으로 환불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릴리안은 최근 홈페이지에 생리대 전 성분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릴리안은 식약처의 관리 기준을 통과한 안전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