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기일식을 직접 감상할 기회는 자주 돌아오지 않는다. 평생 한 번 목격하는 것만으로 행운이다. 개기일식은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에 일직선으로 정렬될 때 나타난다. 이 정렬의 주기는 약 18개월. 하지만 발생 지점은 번번이 바뀐다. 더욱이 그 순간에 밤이면 관측할 기회를 놓친다. 한 곳에서 개기일식을 목격할 기회는 370년마다 한 번뿐이라는 천문학계의 통계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마지막 개기일식은 1887년 8월 19일에 나타났다.
미국 전역은 지금 개기일식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썩거리고 있다. 개기일식은 각 주별 현지시간으로 21일 오전 10시15분(한국시간 22일 오전 2시15분) 태평양 연안 오리건주에서 시작돼 오후 2시47분 대서양 연안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끝난다. 진행 시간은 미국 대륙에서 90분, 한 지점에서 2분30초 안팎이다. 이 ‘세기의 우주쇼’를 놓치지 않기 위해 미국항공우주국(NASA) 등 정부와 과학계는 위성‧항공장비를 총동원했고, 시민들은 카라반을 타고 평원‧사막‧산악지대에 늘어섰다.
NASA는 개기일식을 ‘그레이트 아메리칸 이클립스(Great American Eclipse)’로 명명하고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특집 페이지를 개설해 개기일식의 예상 경로, 지점별 관측 가능 시간을 서비스하고 있다. 또 직사광선으로 인한 눈 부상 등 개기일식 감상의 주의사항 9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당연하게 보일 수 있지만, 중요한 항목들이다. 우리나라에서 앞으로 예정된 개기일식은 2035년 9월 2일. 18년 뒤다. 그때 이 항목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1. (선글라스‧안경‧망원경 등의) 태양광 필터를 사용하기 전에 반드시 상태를 점검해야 합니다. 만약 유리나 필름에 상처가 있으면 폐기해야 합니다. 제품에 포함된 주의사항을 반드시 읽어야 합니다.
2. 어린이의 태양광 필터 사용을 반드시 감독해야 합니다.
3. 손으로 태양광 필터를 가리면서 고개를 들어야 합니다. 감상한 뒤에는 (사용한) 태양광 필터를 제거해야 합니다. 태양을 보는 동안 이 필터를 제거해서는 안 됩니다.
4. 카메라 망원경 쌍안경 등 광학기기로 일식이 시작되지 않은 태양, 또는 부분일식을 봐서는 안 됩니다.
5. 안경 등 태양광 필터를 착용한 상태에서 광학기기를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이 경우 태양광이 필터를 파괴한 뒤 눈을 직사할 수 있으며, 심각한 눈 손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6. 태양광 필터를 광학기기와 함께 사용할 경우 천문학자 등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야 합니다. 또 태양광 필터는 반드시 광학기기 렌즈의 앞에 부착해야 합니다.
7. 개기일식 경로의 지점에 정확히 자리를 잡아 감상할 경우, 태양이 완전히 달에 가려지고 갑자기 어둠이 시작되면 태양광 필터를 제거하세요. 곧바로 태양이 다시 나타나 밝아질 것입니다. 그때부터 다른 태양광 필터를 사용해야 합니다.
8. 개기일식 경로에서 벗어난 지점에 있을 경우, 태양을 육안으로 보려면 안정한 필터를 사용해야 합니다.
9. 평소에 안경을 착용하는 경우, 그대로 착용하고 태양광 필터를 사용하세요. 휴대용 태양광 필터를 사용할 경우 안경 앞(눈과 안경 사이가 아닌 태양과 안경 사이)에 둬야 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