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청와대 행사로 '존재감' 드러낸 탁현민… 야당은 '비판'

입력 2017-08-21 16:47 수정 2017-08-21 17:07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유족 오찬에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문재인정부 출범 100일을 기념하는 대통령 기자회견과 대국민 보고대회를 잇따라 주도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탁 행정관은 과거 여성 비하 글 등이 논란을 불러 여전히 '자진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탁 행정관이 최근 준비한 '행사'는 기업인 호프 미팅, 문재인케어 발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 대국민 보고대회 등이다. 공연기획자 출신으로 대선 후보 시절부터 문 대통령이 언제, 어디서, 누구와 만나야 하는지, 어떻게 인사하는지 등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고 조언해온 터여서 일련의 이번 행사에서도 그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 기념 국민인수위원회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밝게 웃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정부의 지난 석 달간 국정운영 성과를 국민에게 알리는 '대국민 보고대회'는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렸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일자리·저출산 문제 등의 해법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좋은 일자리 많이 만들기는 문재인정부의 가장 중요한 국정 목표"라며 "세금을 일자리 만드는 데 쓰는 것이 가장 보람 있게 쓰는 일"이라고 밝혔다. 저출산 문제와 관련해선 "주 52시간제를 확립하고 연차휴가를 다 사용토록 해 일하는 부모가 아이를 키울 여유를 갖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 기념 국민인수위원회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황인경 여주여자농업고등학교 재학생에게 책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국민 보고대회는 오후 8시부터 1시간 동안 1, 2부로 나뉘어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국민참여기구인 국민인수위원회 소속 국민인수위원 280여 명이 참석해 새 정부 정책과 개혁 과제를 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 형태로 이뤄졌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등 청와대 고위 인사들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이 참석했다.

정부 여당과 문 대통령 지지층은 "국민에게 다가간 진심어린 소통의 장이었다"며 "문 대통령이 이른바 '각본 없는 기자회견'에 이어 또 한번 국민과 진솔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사진=뉴시스

반면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은 "보여주기에 급급한 '쇼통'"이라며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쇼통이라는 말은 참 부끄러운 것"이라며 "쇼통이 소통으로 연결되지 않고 일방적인 쇼로만 끝나는 이런 정책 방향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또한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민은 쇼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일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며 "이게 나라다운 나라냐. 정치 홍보쇼를 생중계하는 나라가 온전한 나라냐. 대국민 보고대회는 권력에 의해 완벽히 장악되고 길들여진 언론의 자화상을 국민에게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기대했던 것은 그 무엇도 얻지 못한 허탈한 대국민 보고대회"라며 "국민들은 인디밴드가 열창을 하고, 예능 토크쇼를 하고, 영부인이 깜짝 등장하는 것을 보고 싶었던 게 아니다. 안보가 철통같이 지켜지고, 식탁이 안전하게 지켜지며, 나라를 위한 희생은 반드시 보답을 받는다는 믿을 주는 든든한 대통령을 보고 싶었다"고 비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