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거인' 이순진 전 합참의장, 쏟아지는 '미담'…"자상한 지휘관”

입력 2017-08-21 10:56 수정 2017-08-21 11:21

42년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전역한 이순진 전 합참의장이 미담제조기로 떠올랐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칭찬을 아끼지 않은 이 대장의 일화는 ‘공관병·조리병 갑질 논란’으로 국민적 공분을 산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 부부와 비교되고 있다.

지난 20일 합참의장 이취임식에는 이례적으로 대통령이 참석해 격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대장에게 항공권 선물을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군 생활로 해외여행을 한 번도 가지 못한 이 대장을 위한 깜짝 선물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합참의장 이취임은 이취임 뿐 아니라 평생을 군에 몸 바치고 최고 지휘관이 된 최고 군인의 전역식을 겸하는 것이어서 더욱 명예로운 자리로 만들어주고 싶었다”면서 이 대장에 대한 일화를 소개했다.

3사 출신 최초의 합참의장인 이 대장은 42년 간의 군 생활 동안 45번의 이사를 했고, 동생들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군 생활을 하는 동안 아내와 해외여행을 한 번도 못 했다는 말을 듣고, 따님이 있다는 캐나다라도 한 번 다녀오시라고 캐나다 항공권 2매를 대통령의 특별한 전역선물로 드렸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 “이 대장이 공관 생활을 할 때 공관 조리병을 원대 복귀시키고 부인이 직접 음식준비를 하면서 공관병을 한 명만 두었다”는 사실을 알고 이 대장 부부를 칭찬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칭찬에 이 대장 부인은 “제가 직접 음식준비를 하지 않으면 마음이 안 놓여서요” 라고 답했고, 이 대장은 ”제가 입이 짧아서 집사람이 해 주는 음식을 좋아한다”며 말하며 쑥스러워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순진 대장은 전역사에서 아내의 고생을 말하며 눈물을 흘렸고, 부인은 전역사를 마치고 내려온 남편을 따뜻하게 포옹해 주었다”며 “두 분의 새로운 삶이 행복하길 빈다”고 적었다.


이순진 전 합참의장은 병사들 생일에 손편지를 써줄 정도로 귀감이 되는 인물로 알려졌다. 제2작전사령부의 한 관계자는 “이 사령관은 자신에게는 한없이 엄격하지만 부하 장병에게는 생일날 손 글씨로 직접 편지를 써 보내는 자상한 지휘관”이라고 전했다. 

2사단장 시절에는 새벽에 제설작업에 투입된 병사들을 위해 운동복 차림으로 나타나 직접 차를 끓여 대접해 ‘순진형님'이란 존칭을 얻었다. 또 수도군단장 때는 관례로 지급되는 빨간 명찰을 단 해병대 군복을 입고 해병 부대를 순시해 해병대 장병들이 ‘우리 군단장님'으로 부르기도 했다.

네티즌은 최근 갑질 논란으로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박찬주 대장 사건과 비교하며 이 대장을 찬사하고 있다. 이 대장이 사령관 시절, 병사로 근무 했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박찬주 대장과는 비교가 안 되는 분이다. 항상 병사들에겐 존대해 주신 분이라 기억에 남는다. 국민을 지키는 게 군인의 본분이라 하셨는데, 간부들에게 항상 병사들도 1년 9개월 후 민간으로 돌아가는 국민이라고 소중히 대하라고 말씀하신 게 기억에 남는다”고 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은 “승리부대 작전관님, 제 군생활 때 유일한 존경하는 군인이셨습니다. 제가 전역할 때 말씀하신 선후배가 상하 서로 위해주고 사랑해주라는 말씀 기억합니다. 명예로운 전역을 축하드린다”고 전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