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교수와 전공학생들 “휴가 대신 재능기부하죠”

입력 2017-08-20 14:40 수정 2017-08-21 16:58
풍등을 날리는 어린이들.

“진짜 우리가 만든 로켓이 날아 갈수 있을까요?” 

“그럼 날아 가고말고…. 우리 열심히 한번 만들어 볼까.”

19일 오후 인천 서구 승학로 광은교회(김희승 목사) 예배당. 난생 처음 모형 로켓과 인공위성, 드론 등을 만드는 ‘항공캠프’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한껏 들뜬 표정으로 디아코이노(Diakoino, 약칭 '디코') 소속 교수와 대학생 형 누나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교수와 대학생 멘토들은 초등학생들과 캠프를 진행하면서 이들의 질문에 답하고 해결책을 스스로 찾아가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항공캠프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생소해하면서도 이내 흥미를 드러냈다. 

풍등과 로켓을 날린 인근 학교 운동장에서는 어린이들의 함성이 연방 터졌다. 부모들도 참석해 미소를 지었다.

디아코이노는 2014년 12월 설립된 재능기부 봉사단체다. 

교수와 교사, 영화감독, 시민단체 관계자 등 크리스천 전문인들이 주축이 됐다.  각자의 교회 등에서 배운 예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의기투합한 것이다.  

디아코이노는 디아코니아(Diakonia)와 코이노니아(Koinonia)의 합성어로, 그리스어로 봉사(섬김, 나눔)와 협동(친교)이란 뜻을 갖고 있다. 

그동안 교도소와 복지관, 교회 등을 방문해 항공캠프와 마술학교, 건강 강연, 의료봉사 활동 등으로 다양한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번 캠프에는 항공과 간호, 미술, 요리 등 각 분야 교수와 전공학생 등 100여명이 참여했다. 

강원도 영월에서 온 초중학생 3명도 함께 했다. 옷에 글씨 쓰기, 캘리그래피(손으로 쓴 그림문자)를 배우고 인근 관광명소를 돌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자원봉사활동을 한 박화석(63) 전 명현학교 이사장은 “아이들을 좋아해 함께 하고 있다. 한국교회 교회학교의 부흥과 성장, 다음세대를 위해 늘 기도한다”고 했다. 

이선영(49) 한국항공대 강사는 “버릇없는 아이들도 있지만 힘든 줄도 모르고 아이들과 함께 했다. 아이들을 통해 내가 배우는 것이 더 많다”고 했다.

강원 영월초 황예빈(11) 학생은 “물고기와 동물을 많이 본 아쿠아리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 레퍼를 잘하는 가수가 되기 위해 더 많은 책을 읽을 것”이라고 수줍게 웃었다.

다양한 봉사가 하모니를 이루어 지역사회를 섬기는 나눔 행사는 이번이 10번째다.

회원들은 봉사활동을 하는 동안 어떻게 하면 지역사회를 섬길 수 있을까에 집중한다. 

회원 대부분이 크리츠천이지만 전도활동은 하지 않는다. 단체 목적과 색깔을 드러 내기 보다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행사를 진행하면서 다른 종교인들도 하나둘 생겼다. 이들의 회원가입을 반대하는 회원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그 문제는 이내 수그러들었다. 사랑 나눔에 어떤 종교인인지 그리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아코이노 대표 최승회(55) 한국항공대 인문자연학부 교수는  “다양한 재능을 가진 더 많은 이들이 즐겁게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는 일에 참여하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믿는 사람이 자신의 재능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것 자체가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행동”이라고 했다.

디아코이노는 내년에 교도소 수용자를 대상으로 나눔의 중요성을 알리는 ‘기도하는 위안자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글·사진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