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또다시 테러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차량 돌진 테러에 이어 핀란드와 러시아에서도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흉기난동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들 모두 ‘외로운 늑대’에 의한 자생적 테러가 아니라 민간인에 대한 정치적 목적을 띤 ‘소프트 타깃’ 테러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핀란드 남부 투르쿠에서는 모로코 국적의 18세 소년이 민간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2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쳤다. 핀란드 경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공격으로 간주하고,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됐을 가능성을 조사중이다. 핀란드 정보당국의 페카 힐투넨은 “IS가 이런 방식의 공격을 이전부터 선동해왔다”고 AP통신에 말했다.
현장에서 경찰이 쏜 총에 허벅지를 맞고 붙잡힌 범인은 지난해초 난민 신분으로 핀란드에 들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또 희생자들 대부분이 여성이란 점에서 범인이 처음부터 여성을 노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러시아 시베리아에 위치한 수르구트에서도 괴한이 흉기로 행인들을 공격해 7명이 부상했다. 괴한은 복면을 한 채 수르구트 중심가를 뛰어다니면서 행인들을 공격하다 경찰의 총에 맞아 사살됐다. 범인은 23세의 현지 청년으로, 정신이상 증세를 보여왔다고 경찰은 발표했다.
IS는 스페인 차량 연쇄테러에 이어 러시아 흉기난동도 자신들이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IS는 선전 매체 아마크통신을 통해 “IS의 군사가 러시아 수르구트에서 흉기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은 이번 사건이 테러인지, 단순 범행인지에 대한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17일(현지시간) 흰색 밴 차량이 구시가지인 람블라스 거리에 있던 군중들에게 돌진해 13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다. 바르셀로나에서 100㎞ 떨어진 해안도시 캄브릴스에서도 다음날 새벽 차량 테러로 여성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