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스페인 당국의 초기 조사 결과 용의자들의 폭탄 제조 공장으로 추정되는 폐가에서 TATP(트라이아세톤 트라이페록사이드)라는 폭발 물질의 흔적이 발견됐다. 폭발물이 발견된 곳은 바르셀로나에서 차량 테러가 있기 하루 전인 지난 16일 폭발 사고가 발생한 스페인 알카나르의 한 주택이다. 경찰은 테러 용의자들이 범행에 쓸 폭발물을 실험하다가 부주의로 폭발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졌다.
TATP 폭탄은 아세톤과 과산화수소 등이 주재료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인데다 폭발력이 강해 ‘사탄의 어머니’라고도 불린다. 2015년 11월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 2016년 3월 벨기에 브뤼셀 테러, 지난 5월 영국 맨체스터 테러 등에 쓰여 수많은 사상자를 냈다. 이번 스페인 테러의 배후로 자처한 IS가 많이 쓰는 폭발물로도 알려져 있다.
테러 용의자들은 17일 바르셀로나 구도심 람블라스 거리에서 차량 테러를 감행해 13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다. 이어 18일 새벽 남부 해안도시 캄브릴스에서도 추가 차량 테러가 일어나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스페인 경찰은 “바르셀로나 람블라스와 캄브릴스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한 테러의 가해자들이 원래 폭발물을 이용해 더 큰 피해를 입힐 계획이었다”며 “폭발물이 오폭하면서 초기 계획은 좌절된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인 경찰은 연쇄 테러와 관련한 용의자 4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용의자 5명은 교전 끝에 살해됐다. 스페인 당국이 핵심 용의자로 지목한 유네스 아부야쿱(22)은 국경을 넘어 프랑스로 건너간 것으로 추정된다. 아부야쿱이 도주 중 유명 관광지에서 추가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스페인 당국은 바르셀로나와 캄브릴스의 연쇄 테러에 최소 12명 이상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