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테러 현장…돌진하는 차량에 뛰어들어 두 자녀 구하고 떠난 伊남성

입력 2017-08-19 10:55
1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중심가에서 일어난 테러로 목숨을 잃은 이탈리아 남성이 돌진하는 차량을 온 몸으로 막아 어린 두 자녀의 목숨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의 필리페 6세(가운데)와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왼쪽)가 18일 전날 밴 돌진 테러로 13명이 사망한 현장인 라스 람블스에서 주민들과 함께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바르셀로나=AP/뉴시스

이탈리아 외교부는 18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 테러로 브루노 굴로타(35)와 루카 루소(25) 등 이탈리아인 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IT 회사에서 근무하는 굴로타는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내다 봉변을 당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굴로타는 질주하는 테러 차량에 뛰어들어 아이들을 살리고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일하던 톰스 하드웨어의 한 관계자는 굴로타의 아내와 통화한 뒤 “그는 6살 난 아들과 7개월 된 딸을 보호했다”며 “차량이 다가오자 모두가 본능적으로 몸을 숙였지만 굴로타는 아이들을 막아 선 채 차량으로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톰스 하드웨어 홈페이지에는 “브루노, 편히 잠들고 하늘나라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호해 주길”이라는 추모 메시지가 게재됐다.

이번 테러로 숨진 또 다른 이탈리아인 루소는 여자 친구와 함께 여행을 갔다가 희생됐다.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이탈리아는 브루노 굴로타와 루카 루소를 기억하고 그들의 가족 곁에 가까이 있을 것이다. 자유가 테러의 야만성을 이길 것”이라고 밝혔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