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 차량 테러의 핵심 용의자 무사 우카비르가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시민들을 향해 지그재그로 돌진한 흰색 밴은 그가 렌터카 업체에서 빌린 것이었다.
경찰은 우카비르의 나이가 17세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이 지목한 용의자 4명 중 2명은 10대(17세와 18세), 다른 2명은 20대 초반(22세와 24세)이다. 13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한 테러는 10대들의 범행이었다.
경찰은 우카비르가 20대인 형의 신분증을 이용해 밴을 렌트한 뒤 직접 운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우카비르는 바르셀로나 차량 테러 8시간 뒤에 해안도시 캄브릴스에서 벌어진 추가 차량 테러 현장에서 사살됐다. 캄브릴스 테러에선 시민 1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캄브릴스에서 사살된 용의자는 5명이고, 그 중 한 명이 바르셀로나 테러와도 관련돼 있다"며 "이름은 무사 우카비르"라고 밝혔다. 바르셀로나 테러 이후 무사 우카비르의 드리스 우카비르(28)는 경찰서에 찾아가 "동생이 내 신분증을 훔쳐 렌터카 업체에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드리스 우카비르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조사 중이다.
우카비르는 차량 여러 대를 렌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에서 범행을 저지른 뒤 미리 빌려둔 도주용 차량으로 달아났다. 이 차는 바르셀로나 북쪽 마을에서 발견됐다. 이후 캄브릴스로 이동해 함께 사살된 용의자들과 함께 또 다른 차량을 이용해 추가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우카비르가 스페인 국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나머지 용의자는 대부분 모로코 출신이었다. 현재 바르셀로나 차량 용의자 중 윤스 아부야쿱만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캄브릴스 테러 당시 이들은 차량이 전복되자 밖으로 빠져나와 흉기를 휘둘렀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발포해 사살됐다. 우카비르를 포함해 사살된 용의자 5명 중 4명이 한 경찰관의 연쇄 사격에 의해 사망했다. 이들은 가짜 '폭탄 벨트'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바르셀로나 테러는 '외로운 늑대'의 단독 범행이 아니라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계획된 테러로 드러났다. 이들은 당초 폭탄 테러를 모의했던 정황이 수사에서 드러났다. 카탈루냐 경찰청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용의자들이 바르셀로나에서 한 건 이상의 테러 공격을 준비했지만, 폭발 사고로 대규모 공격 수단이 없어지자 더욱 원초적인 방식(차량 돌진)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