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이 발견된 국내 산란계 농가가 17일 현재 45곳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대한의사협회가 ‘살충제 계란’의 독성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장기간 섭취할 경우'의 위험성은 관찰과 연구가 필요하다며 유보적인 의견을 밝혔다.
의협은 18일 의사회관 3층 대강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살충제 계란의 급성 독성은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했다. 근거로 몸무게 10㎏ 미만인 영·유아가 살충제 독성 기준치를 넘은 계란을 하루에 2개를 먹더라도 급성 독성 피해를 입을 위험도가 20%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었다.
앞서 식약처는 피프로닐로 인한 급성 독성 증상이 단기간에 몸에 나타나는 최소 섭취량을 몸무게 60㎏ 성인 기준 0.54ppm으로 분석했다. 이만큼이 체내에 유입되려면 계란 245개 이상을 한 번에 먹어야 한다.
또 의협에 따르면 기준치를 초과한 살충제 성분이 암을 일으켰다는 연구 결과는 아직 보고된 바 없다. 피프로닐, 피리다벤 등 대다수 살충제 성분은 보통 약 1개월이 지나면 몸에서 완전히 빠져나갔다. 다만 쥐나 일부 동물에게는 암을 일으켰다는 실험 결과가 보고됐다.
추 회장은 “살충제 계란을 장기간 섭취해 생기는 인체 변화는 관찰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하루에 4000만개가 소비되는 계란은 매일 먹는 가정이 많고 빵 같은 각종 식품에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며 “허용기준치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살충제 계란’ 파동 재발을 막기 위해 동물사육 환경의 대전환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추 회장은 “살충제 계란 파동을 막을 대책으로 공장식 축산과 감금틀 사용 등 동물사육 환경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산란계 농장뿐 아니라 유통 중인 계란도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실책도 꼬집었다. 그는 “친환경 인증 식품에도 살충제 성분이 나왔고 정부가 검사를 통해 계란이 안전하다고 발표했다가 이를 번복했다”며 “이로 인해 국민들은 먹거리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